저축은행, 중금리대출 '타깃 세분화 전략' 추진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타깃 세분화 전략' 추진

천편일률적 저축은행 중금리대출 상품이 다양해지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우량고객이나 직장인 등 연체율이 비교적 낮은 고객 대상 상품을 추가하면서 중금리대출을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상품 다양화는 전략적 계층을 위한 상품이나 금리 충격도 사전에 대응할 수 있어 저축은행의 중금리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향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은 올해 들어 중금리대출 상품을 늘리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영업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 공시를 살펴봐도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25곳 중 2개 이상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저축은행만 절반이 넘는 13곳으로 나타났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총량규제에 묶이지 않은 중금리대출 상품을 늘리면서 다양한 상품이 등록된 것”이라며 “상품을 사전에 등록하면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 운용이 가능하고 향후 특정 계층을 위한 상품 변경도 바로 가능해 다양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다양화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실제 JT친애와 JT저축은행의 경우 각각 4개 중금리대출 상품이 등록돼 있었다. OK저축은행은 9개 상품이 게재됐다. 따라서 총 상품 수도 올해 2분기 기준 53개로 지난해 3분기 28개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상품이 다양화하면서 금리구간도 차별화됐다. 기존 저축은행 중금리대출은 회사당 상품 숫자가 1~2개에 불과해 금리구간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기존 상품과 별도로 연체 가능성이 낮은 대상자를 위해 금리를 기존 상품 대비 3.0%포인트(P) 낮추는 등 경쟁력을 높였다.

이는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금리대출이 제외되면서 총량에 포함하지 않은 중금리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이다. 게다가 금리구간을 다양화할 경우 다양한 계층을 겨냥한 상품 구성도 가능해 금리인하에 따른 선제적인 조치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는 중금리대출 세분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중금리대출 기준 조정과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업황이 쉽지 않은 저축은행에 있어 금리인하 충격이 더욱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세분화한 상품은 은행에는 낮은 리스크를, 이용자에게는 금리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 이 같은 유형의 상품 세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신용,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추세에도 저축은행들은 서민금융이란 본연의 역할을 위해 중금리대출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중금리대출 역시 대상 고객의 직원이나 신용도에 맞춘 다양한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