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은, 기준금리 1.75% 동결...'경기 흐름 부진·완화적 통화정책 권고 영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인상된 이후 6개월 연속 현행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경기 흐름이 부진한 데다 국제기구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금리를 내리기에는 한·미 정책금리 역전 폭 확대 등을 고려, 일단은 '동결'을 선택했다.

한국은행은 31일 5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75%로 유지했다. 올해 1, 2, 4월에 이어 네 번째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

국내 산업활동 동향이 낙관적이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2개월 연속,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역대 최장기 기록을 세우고 있다.

외부에서 정부 확장정책에 한국은행이 보조를 맞출 것으로 주문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통화당국이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쳐야한다고 권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도 '금리 인하'까지 주문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금리인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4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단계는 아니라고 부인했다.

미국과의 금리 차가 벌어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기준금리는 미국 기준금리 범위 하단(2.25%)과 0.50%포인트(P) 차이난다. 금리를 내리게 되면 그 격차는 0.75%P까지 확대된다.

다만, 또 다른 저해 요소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되는 만큼, 이번 금통위의 소수의견을 시작으로 인하 논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