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녹취 서비스, 수술실 CCTV 대안으로 작용할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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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술실 폐쇠회로(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이 폐기된 가운데 의료사고·분쟁 책임소재를 둘러싼 의료시설 내 녹취 시스템이 증가 추세다. 상담·진료·수술과정에서 활용 가능한 의료녹취 서비스는 분쟁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보건의료 당사자와 환자 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떠오른다.

국내에는 셀바스 그룹 셀비 메디보이스가 의료녹취 서비스를 시행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동으로 음성을 인식한다. 의학용어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음성 인식률 90%대까지 도달했다. 향후 병리학과, 일반진료 등 타 분과로 확대해 환자·의료진 간 대화도 포함한다.

메디보이스는 올해 1월부터 동탄성심병원에서 수술 소견에 활용됐다. 의료진이 수술을 끝내고 모바일 기기에 소견 말하면 실시간으로 음성이 저장되고 동시에 문서화된다. 이후 자동으로 병원 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으로 전송해 음성 데이터를 한 번에 저장한다.

음성이 혼재되는 상황에서도 오류를 최소화한다.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노이즈 잡아주는 기능과 더불어 여러 명이 발화해도 동시에 음성을 인식한다. 의료진 발성 습관까지 반영해 개별 인식이 가능하고 한국어와 영어를 혼용하는 진료 환경 특성을 고려해 의료 용어를 자동으로 변환한다. 의사가 진료시간 동안 타이핑하고 차트화하는데 쓰이는 시간을 줄여 환자와 더 많은 소통이 가능하다.

영상의학과에서도 영상판독을 위한 녹취서비스를 시행한다. 기존 영상판독은 영상의학과 의사가 판독 내용을 분석하고 전사자가 녹음 내용을 타이핑, 이후 의사가 다시 확인했다. 3단계를 거친 반면 셀비 메디보이스는 판독 내용을 즉각 저장한다. 기존 타이핑보다 세 배 빠른 음성인식 판독 처리 속도로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의료 영상 데이터를 처리한다.

AI와 결합한 음성인식 기술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 음성인식 분야 1위 기업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이 세계 1만곳 이상 의료기관 약 45만명 의사에게 녹취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향후 법제화를 통해 인권침해 논란이 있었던 수술실 CCTV 대신 녹취서비스를 활용해 의료사고·분쟁 대안으로 기대된다.

김경남 셀바스 AI 대표는 “셀비 메디보이스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의료녹취 서비스로 기존 영상의학 판독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여 의료진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면서 “향후 셀비 메디보이스를 통해 의료진이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분쟁을 방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다교기자 dk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