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6월 에어컨 성수기에 돌입했다. 일선 매장에서는 일부 모델 재고가 소진되거나 설치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3일 본지가 서울 및 수도권 가전양판점 4곳을 확인한 결과, 에어컨 구매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은 6월 들어 첫 주말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에어컨 성수기인 6월에 접어들면서 에어컨 구매 문의를 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면서 “판매에 지장을 주는 수준은 아니지만 에어컨 설치 수요도 슬슬 몰리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극성수기에 접어들수록 에어컨 구매 시 설치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물량 소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품목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일부 품목은 재고가 소진되면서 고객 인도 소요시간이 일주일 이상 걸렸다. 제조사가 사전에 생산한 에어컨 물량으로 성수기 영업을 하는 만큼, 벽걸이 에어컨 같은 보급형 제품은 모델에 따라 재고가 조기 소진될 수 있다.
에어컨은 한 해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품목이다. 단가가 높기 때문에 단일 가전 품목으로는 비중이 큰 편이다. 올해 에어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에어컨 성수기는 6~8월이지만, 가전양판점에서 에어컨 판매량이 일찌감치 증가세이기 때문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5월 1일~27일 에어컨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다. 전자랜드는 지난달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5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판매량은 2018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다.
최근 수년간 한여름이면 에어컨 수요를 크게 몰렸다. 에어컨 설치 인프라는 제한적인데 수요는 제한 없이 늘어서다. 에어컨 설치 소요기간이 늘어지는 '에어컨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가전업계가 에어컨 수요를 연중으로 분산한 결과다.
무더위가 본격화되고 에어컨 판매 흐름이 조기에 달아오르면서 올 여름에도 에어컨 판매는 호조세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매년 빨라지는 여름이 5월 에어컨 판매량을 견인했다. 현재 전자랜드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이 에어컨”이라며 “6월 1~2일 판매량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이달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