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연구팀이 태양빛이 화학에너지로 바뀌는 광화학 반응 초기과정을 밝혀냈다. 고효율 인공광합성 광촉매를 개발하는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화학연은 백진욱 이산화탄소(CO₂)에너지벡터연구센터장이 이끄는 연구팀이 빛이 광촉매물질에 조사된 후 전자와 정공으로 생성·분리되는 순간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포착했다고 4일 밝혔다.
인공광합성은 태양빛으로 CO₂에서 유용한 화합물을 만드는 시스템이다. 식물에서 착안했지만 포도당만 생산하는 자연광합성과 달리 포름산·메탄올·의약품 등 다양한 화합물을 선택해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은 정확한 초기반응을 파악하기 어려워 인공광합성 광촉매 성능 향상 등 기술 발전을 이루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 기술과 COF 광촉매를 썼다. COF 광촉매가 빛을 흡수한 후 전하가 극고속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전하분리 상태를 학계 최초로 보고했다.
펨토초 레이저 기술은 찰나에 변하는 분자 전자 구조 변화를 초당 1조장 사진을 찍어 측정하는 기법이다. 이효철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과 협력해 펨토초 레이저 기술을 활용했다. COF 광촉매는 표면적이 크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인공광합성 광촉매물질이다.
연구팀은 빛이 COF 광촉매에 조사된 후 전자가 전달되는 과정을 규명한 적은 있지만 전자 생성 순간을 포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광촉매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 광화학 반응 근원 정보를 활용해 이전보다 인공광합성 전환 효율이 훨씬 높은 광촉매 구현이 가능해진다. 연구팀은 앞으로 새로운 광촉매와 광화학 반응을 활용한 유용 물질 전환 공정 개발을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백진욱 센터장은 “그동안 인공광합성으로 다양한 물질을 만드는 연구에 힘써 왔다”며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더욱 효율 높은 광촉매를 구현, 성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