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CL이 북미 시장에서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수량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과 LG·소니 등 주요 프리미엄 TV 제조사가 물량 경쟁을 포기하고 프리미엄 TV 전략에 심을 싣는 가운데 TCL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TCL은 올해 1분기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하며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TCL 북미 시장 TV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16%에서 26.2%로 크게 뛰었다. TLC 1분기 북미 출하량은 사상 최대치 930만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북미 시장 출하량은 지난해 28%에서 21.8%로 떨어졌다.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시장 점유율 13.7%인 비지오가 차지했다.
TCL은 북미 시장에서 중저가 TV를 위주로 판매, 마케팅 하고 있다. 중저가 위주로 수량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린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가 수익성이 낮은 중저가 TV시장에서 손을 놓으면서 그사이 중국 업체가 물량 공세로 세(勢)를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
TV업계 관계자는 “주요 TV 제조사가 40인치 이하 중저가 TV를 구조조정 하는데 이 물량을 중국 업체가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량 기준 시장 점유율에서 2위가 된 삼성전자는 판매 금액 기준 점유율에선 36.9%로 북미 시장 압도적인 1위를 유지했다. 2위 업체와도 2배 이상 격차를 가진 수치다.
TCL의 시장 점유율 1위 등극은 미중 무역 갈등이 극심화 되는 가운데 보여준 선전으로도 주목된다.
IHS마킷 관계자는 “미중 무역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TCL 등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다수 TV 제조사가 북미 시장에서 수량 기준 점유율을 크게 높였다”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TV 판매 마진이 다른 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할때 어떤 관세 인상도 매출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