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주방 음식 편의점서 맛본다…규제 샌드박스 통과 유력

서울 역삼동 공유주방 키친서울 내부.(사진=전자신문DB)
서울 역삼동 공유주방 키친서울 내부.(사진=전자신문DB)

공유주방에서 만든 음식을 편의점, PC방에서도 맛볼 날이 머지않았다.

정부가 공유주방 음식을 기업간거래(B2B)로 팔 수 있게 해 달라는 규제 샌드박스 신청 안건에 대해 허용하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공유주방을 포함한 즉석식품제조가공업은 업체와 고객이 직접 제품을 주고받는 기업·소비자간거래(B2C)만 할 수 있다. B2B 판매는 식품제조업 허가를 받은 공장이나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이보다 앞서 공유주방 업체 위쿡은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B2B 판매 허용, 사업자등록·영업 허가 기준 개선을 골자로 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관련 이해관계자와 간담회를 상시 개최, 업계 의견을 들어 왔다.

접수 안건이 통과되면 위쿡은 이후 2년 동안 실증 특례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위쿡 사업장 주변의 일부 지역 편의점과 PC방 등에 공유주방 음식을 배치, 판매하는 길이 열린다.

마지막 절차가 남았다. 이달 열릴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정부가 강력한 규제 개선 의지를 보이는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최종 허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 사업자가 공유주방을 나눠 쓰는 것도 가능해진다. 식품위생법상 식품제조업, 판매업, 가공업, 접객업은 별도의 방이나 벽이 있는 '독립된 작업장 시설'을 갖춰야만 사업자등록 및 영업 허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공유주방 사업자는 주방 공간을 분할하기 위한 시설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자등록, 영업 허가 기준을 공간에서 사람 중심으로 변경한다.

B2B 유통이 이뤄지면 공유주방 음식을 맛볼 기회가 늘어난다. 편의점, PC방은 물론 다양한 온라인 채널에서도 구입할 수 있다.

판로 확대에 힘입어 공유주방 입점 소자본 창업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공유주방 시장 규모는 통계로 잡히지 않는다. 업계는 최소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일반 음식점 수는 67만5199개다. 매출이 62조원 일어났다.

정부 관계자는 4일 “공유주방 업체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식품 정보를 제공하고, 자가 품질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안전성 담보를 조건으로 B2B 유통을 허용했다”고 설명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