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0세인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 된 가운데 정부 발주로 작성된 연구보고서가 최근 공개돼 눈길을 끈다.
4일 정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소속 지원단이 발주해 한국고용복지연금연구원이 작성한 '은퇴세대 증가, 학령인구 감소 등 인구구조 변화 실태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베이비부머의 고령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고령 노동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 “기본적으로는 정년 연장을 통해 고령자가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 마련과 함께 수요·공급 면에서 체계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의견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홍 부총리는 최근 KBS에 출연해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한다면 정년 연장 문제는 이제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범정부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에서 정년 연장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다”면서 “논의가 마무리되면 정부 입장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년 연장 관련 정부 입장은 빨라도 하반기 나올 전망이다. 이달 정부가 발표할 대책에는 고령자 고용 유지·확대를 위한 지원책이 핵심으로 담긴다.
기재부 관계자는 “홍 부총리 발언 취지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응해 고령자 고용을 늘려야 하고,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시점이 됐다는걸 강조한 것”이라며 “이달 말 인구정책 TF가 발표할 내용은 민간의 자발적 계속고용 유도가 중심이며 정년 연장 관련 구체 방안은 포함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 역시 고령자 고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핀란드 사례를 대안 중 하나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오랜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의 효과가 미흡하다는 것이 분명하고 현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령자 복지 관련 국가재정 부담의 급증이 전망된다”면서 “대안 모색의 출발점은 고령자가 보다 오래 노동시장에 머물고 건강한 상태로 은퇴를 지원해 모든 세대(고령·청년)에 도움이 되고, 경제·국가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령자 정책 선도국가로 평가되는 핀란드 정책의 뿌리인 연령관리(Age Management) 전략이 대안일 수 있다”면서 “핀란드는 연금제도에 조기퇴직 유인책을 모두 제거하는 방향으로 재편하고, 대신 노동자 작업능력을 유지해 고용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정책목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