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잇는 '한국 디지털 하이웨이(고속도로)' 구축에 민·관이 협력진용을 꾸리기로 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5G, 인공지능 등 한국의 강력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디지털혁신을 만드는 협력의 장을 도모하는데 정부는 물론 민간도 함께 하기로 했다.
전자신문사 주최 제9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가 4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렸다.
은행과 신용카드, 증권은 물론 정부,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디지털 혁신 전략을 공유했다. 급변하는 핀테크 시장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생존해야 하는지 심도 있는 대안이 제시됐고, 사업자 간 협업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에 힘을 보태는 데 합의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올 하반기부터는 투자 활성화, 해외 진출 등 핀테크 글로벌 진출에 정부도 힘을 싣겠다”면서 “핀테크 기업이 국내 금융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협업해 글로벌 신시장 개척을 통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최근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 키움뱅크(하나금융그룹)과 토스뱅크(비바리퍼블리카)가 직접 강연자로 나서 화제를 모았다. 비록 인터넷은행 인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다양한 디지털 혁신 사업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가장 먼저 키노트에 나선 한준성 KEB하나은행 부행장은 “내년 초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에서 라인과 금융 사업을 시작한다”면서 “세계를 잇는 글로벌 페이먼트 허브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 간 생태계 구축으로 맞춤형 생활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핀테크의 최종 종착지라고 부연했다.
그는 “JP모건은 2년간 핀테크 분야에 200억달러(약 22조6000억원)를 투자했고,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6년간 50억달러(약 4조2000억원)을 디지털 금융에 투자했다”면서 “이 같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한 대형 금융사를 핀테크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이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대형 금융사가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등 미래 디지털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혁신기술을 내재화하는 것이 서로 시장에서 상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단장은 “모든 사물과 사람이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 진입으로 이제 은행 지점은 생존의 갈림길에 섰다”면서 “금융위는 디지털 금융혁신 6대 전략을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혔다.
△중단 없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운영 △아날로그 시대 규제를 디지털 시대에 맞춰 개편 △핀테크 투자 지원 확대 △핀테크 신시장 개척 △글로벌 핀테크 영토 확장 △디지털 금융 보안·보호 강화를 꼽았다.
벤자민 샤프 비자카드 부사장은 '2020년 IoT 기반 페이먼트 3.0 시대' 전망 리포트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페이먼트 2.0 시장이 개화했지만 2년 뒤면 모든 사물인터넷이 연결되는 3.0시대가 열리고, 이에 맞는 플랫폼 사업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혁신 사업 이면에는 고객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안 전략이 필수라며, 혁신 실행 전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핀테크와 금융 시장이 광고나 커머스 시장보다도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세션에도 평소 접할 수 없었던 강연이 이어졌다.
△금융혁신을 위한 카카오뱅크 디지털 전략(정규돈 최고기술책임자) △성공적인 오픈뱅킹 도입 전략(최석민 금융결제원 실장) △모바일직불결제(제로페이) 도입현황과 향후 과제(조재연 중소벤처기업부 과장) △카카오페이의 기술혁신: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나호열 카카오페이 최고기술책임자) △금융 클라우드로 시작하는 금융 서비스 혁신(홍동표 코스콤 부장)을 주제로 다채로운 강연으로 구성됐다.
콘퍼런스를 듣기 위해 찾아온 한 금융권 관계자는 “추상적 디지털 혁신 사례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흐름을 파악할 수 있어 유용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