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면 세계 500억개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연동, 지불결제는 물론 플랫폼이 하나로 연결·융합되는 페이먼트 3.0 시대가 도래합니다. 비자(VISA)는 물론 모든 글로벌 금융사와 기업도 새로운 미래 디지털 사회 진입을 준비해야 합니다.”
제9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 기조강연자로 나선 벤저민 샤프 비자 글로벌 이노베이션&디자인 총괄 부사장이 전 세계 대상으로 조사한 핀테크 리포트를 최초로 공개했다.
각국의 핀테크 소비자 행태는 물론 지불결제 시장의 미래, 준비해야 할 세부 실행 전략을 담았다. 샤프 총괄 부사장은 회사 내부 리포트를 공개하며 한국 디지털 혁신 전략에 또 하나의 화두를 던졌다.
샤프 부사장은 “개인간거래(P2P)와 QR코드, 디지털 인앱 등 현재 핀테크 주류를 이루는 여러 결제 플랫폼은 지불결제 2.0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아직 2.0 시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페이먼트 3.0은 소비자에게 좀 더 간편하고 쉽게, 안전하게 지불결제 가치를 제공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샤프 부사장은 “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해 12개 국가에 핀테크 협업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면서 “비자는 지난해부터 한국도 모바일 커머스를 비롯해 앞으로 벌어질 미래 지불결제 주요 시장의 허브 국가로 포함시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샤프 부사장은 “세계 e커머스 시장 가운데 약 35%를 모바일 커머스가 점령했고 2020년이면 50% 이상 전자상거래 시장을 모바일이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비자는 소셜미디어와 모바일을 활용한 다양한 핀테크 육성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 간 API 연동을 통해 비자는 12개 이노베이션센터와 함께 '비즈니스 챌린지' 로드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비자는 중장기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해 갈 것이라고 부언했다.
샤프 부사장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서 스마트시티 사업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국가별 지불결제 수용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를 관통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샤프 부사장은 호주와 일본 페이먼트 시장을 사례로 들었다.
호주는 새로운 지불 혁신 플랫폼이 나왔을 때 이를 빠르게 채택했지만 일본은 유럽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고 수용 속도가 늦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한국은 혁신 디지털 수단 성숙도가 빠르지만 도입 솔루션에 대한 관심은 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샤프 부사장은 “머지않은 시기에 도래할 IoT 초연결 디지털의 핵심은 편리성과 수용성이며, 근간은 보안”이라고 강조했다.
페이먼트 3.0 시대 도래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바로 '디지털 비서'라고 설명했다. 초기 단계이지만 전 세계의 얼리어답터 20%는 디지털 비서를 사용하며, 이 같은 편리성과 수용성을 융합 시장으로 확대 재생산하려면 Z세대를 수용하는 플랫폼 구축이 필수라고 밝혔다.
샤프 부사장은 “에어비앤비와 우버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은 배경은 브랜드를 초월하는 응용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채택이었다”면서 “오픈 커뮤니티 환경에서 기존의 혁신 솔루션을 자사 서비스로 융합하는 협업 채널 가동이 이제는 핀테크의 최종 목적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 근간에는 소비자들이 플랫폼을 수용하는데 신뢰성과 보안 확보가 선결 과제라고 밝혔다.
샤프 부사장은 지불결제 3.0 시장을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 데이터 관리 △마찰 없는 편리성 제공 △기회 시장에서 혁신을 초기에 자주 제공하는 습성 △모든 것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독선 탈피 △협업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을 최우선 전략으로 꼽았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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