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맥주·막걸리에 매기는 세금 체계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개편한다.
종전에는 출고가격 등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했는데, 앞으로는 주류의 양에 비례해 세금을 매긴다는 의미다. 캔맥주는 세부담이 줄지만, 생·병·페트 맥주는 세부담이 는다. 정부는 생맥주에 대해선 세부담이 대폭 커지는 점을 고려, 2년간 세율을 한시 경감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6월 종료 예정이었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5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열고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주류 과세체계·승용차 개소세 개편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약 50년간 유지했던 종가세를 종량세로 개편한다.
그간 국산·수입 맥주 간 과세체계 불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현행 종가세 체계에서는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와 이윤·판매관리비가 포함된 출고가격을, 수입 맥주는 이윤·판매관리비가 포함되지 않은 수입신고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긴다. 상대적으로 수입 맥주 세부담이 낮아 국내 맥주 업계 불만이 높았다.
정부는 주세 체계 전환 여건이 성숙된 맥주와 탁주(막걸리)부터 우선 종량세로 전환한다.
맥주는 리터(ℓ)당 830원 주세를 부과한다. 이에 따라 캔맥주의 주세 부담은 줄어드는 반면 생·페트·병 맥주의 주세 부담은 늘게 됐다. ℓ당 총 세부담(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포함)은 생맥주 445원, 페트 39원, 병 23원 늘고 캔맥주는 415원 감소한다. 생맥주에 대해선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을 20% 경감한다. 그럼에도 ℓ당 세부담은 207원 오른다.
국산 캔맥주는 세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소비자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수입 캔맥주는 고가·저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현행 종가세로 많은 세금이 부과됐던 고가 수입 캔맥주는 세부담이 줄지만, 저가 수입 캔맥주는 세부담이 커진다. 저가 수입 캔맥주의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정부는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판매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4캔에 1만원은 충분히 유지될 것”이라며 “맥주회사 경쟁이 치열해 이미 가격이 더 내려가는 추세다. 마트에서 5캔에 1만원, 4캔에 8800원도 나온다”고 말했다.
정부는 승용차 개소세 인하 연장을 결정했다.
작년 7월 정부는 연말까지 승용차 구매 시 적용하는 개소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했다. 한 차례 연장으로 인하는 올해 6월까지 유지됐다. 내수 확대, 자동차 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인하 기간을 연말까지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이로써 승용차 개소세 인하 기간은 총 1년 6개월이 됐다.
김 실장은 “시장 시그널 측면에서 6개월 더 연장해보고 만약 효과가 마이너스로 나타나거나 전혀 없다면 종료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