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이 영국과 교역할 때 자동차, 자동차 부품 등 주요 공산품을 현재와 같이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유럽연합(EU)을 경유해도 3년 한시적으로 직접 운송으로 인정받는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은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영국이 EU 탈퇴(브렉시트) 시에도 EU에서 두 번째 큰 우리 교역 상대국인 영국과 교역 안정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게 됐다. 우리나라와 영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131억달러에 달한다. EU 전체 교역(1197억달러) 중 10.9%에 해당한다.
양국은 영국이 지난 2016년 6월 국민투표로 브렉시트를 결정한 이후 그해 12월 '한-영 무역작업반'을 설치해 비공식 협의를 시작했다. 이번 합의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임시 조치다. 기존 한-EU FTA 수준 협정으로 한-영간 통상관계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양국은 이번 합의에서 모든 공산품 관세 철폐를 유지하기 위해 발효 8년차인 한-EU FTA 양허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영국 수출시 공산품 100%, 농산물 98.1%가 무관세 적용된다.
원산지에 대해선 양국기업이 EU 역내 운영하고 있는 기존 생산·공급망 조정 소요시간을 감안해 EU산 재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도 3년 한시적으로 역내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편의를 위해 수출입 행정수수료에 대한 투명성을 한-미 FTA 수준으로 강화키로 하고 우리 기업 수요가 큰 투자규범은 2년 내 검토해 개정할 수 있게 협정에 반영했다.
양국은 브렉시트 상황이 안정화될 경우, 추후 한-EU FTA 플러스 수준으로 2년 내 협정을 상향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했다. 또 양국 통상관계 연속성을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법률검토 등 정부 내 절차를 완료하면 정식서명을 마치고 국회 비준 등 국내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한-영 FTA 원칙적 타결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중국 경기 둔화 등 수출 여건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조기에 차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산업정책(세종)전문 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