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이나 장비를 작동 방향과 관계없이 냉각하고, 냉각 성능도 2배 이상 높인 냉각판 기술이 개발됐다. 냉각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분야 활용이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이정호 에너지변환기계연구실 박사팀이 '무방향성 상변화 냉각판(TGP)'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기계연이 개발한 TGP는 일정한 방향으로만 냉각이 가능했던 기존과 달리 방향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냉각판은 증발 현상을 이용한다. 냉각장치인 히트파이프나 베이퍼챔버 내 달궈진 액체가 증발하면 다른 부분에 있던 액체가 금속 심지를 따라 모세관힘으로 이동해오고 발열부를 냉각하는 방식이다. 모세관힘은 가는 관을 따라 액체를 이동시키는 힘을 뜻하는데, 이 힘이 그리 크지 않다. 중력에도 많은 영향을 받게 돼 항공기 같이 위치가 자주 바뀌는 곳에서는 냉각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반면에 TGP는 물이 끓는 '비등' 원리를 활용했다. TGP는 발열부와 맞닿은 부분에서 기포가 비등하게 한다. 기포 발생은 기존보다 높은 압력을 발생시켜 순환에 훨씬 용이하다. 이 덕분에 방향에 관계없는 냉각이 가능하고, 냉각 성능도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냉각판 고온부 표면을 다공성 구조로 구성해 성능을 극대화 했다. 기존보다 낮은 온도에서 물이 쉽게 끓도록 해 냉각 성능을 2배 이상 높였다. 매끄러운 표면보다 요철 구조에서 물이 더욱 빨리 끓는 것에서 착안했다.
이정호 박사는 “전자제품이나 전자장비뿐만 아니라 방열과 냉각을 해야 하는 많은 산업 분야에 새로운 냉각판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발열 냉각이 필요한 고출력 잔자장비나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냉각, 고출력 LED 열관리 분야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