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쇼크' 어떻게 극복했나...문 대통령, '오타니에미' 혁신단지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핀란드의 '오타니에미' 혁신 단지를 방문했다. 오타니에미는 혁신인재 양성을 위한 '알토대학교', 북유럽 최대 기술연구소인 'VTT(국가기술연구소)', ICT·스타트업 등이 자리한 핀란드 대표 산학연 혁신 단지이다. 이곳에서 핀란드 전체 연구개발(R&D)의 50%가 수행된다.

핀란드 알토대학교 전경
핀란드 알토대학교 전경

현재 핀란드는 인구수 대비 스타트업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다. 오타니에미 같은 산학연 클러스터가 20여 개에 달한다. 이곳에서 창업 붐이 형성되면서 판란드는 노키아 쇼크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 터널에서 단기간에 빠져나왔다.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한 노키아 또한 통신 네트워크를 주력 산업으로 삼아 네트워크 장비 분야에서 세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청와대 측은 “혁신단지 방문은 핀란드가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내에 세계 최고의 혁신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청취하고, 이를 통해 대기업 위주의 우리나라 성장동력 다변화와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알토대학교를 찾았다. 알토대는 핀란드 정부가 창업 활성화를 위한 3개 대학을 통합한 곳이다. 헬싱키 공대·예술디자인대·경제대를 합친 최초 다학제(과학기술+디자인+비즈니스) 성격의 '혁신대학'이다. 알토대 학생은 창업 동아리인 알토이에스, 창업 지원 공간인 '스타트업 사우나', 세계 최고의 스타트업 컨퍼런스인 '슬러시' 등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학의 기초연구를 산업화하기 위한 응용 연구를 수행하는 VTT도 방문했다. VTT는 5G, 전기차, 지열 에너지 등 다양한 개방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오타니에미의 산학연 혁신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연구기관이다.

핀란드 알토대 벤처 개러지 전경.
핀란드 알토대 벤처 개러지 전경.

오타니에미 혁신단지는 기업, 대학, 연구소가 모두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물리적 인접성으로 R&D 설비 및 연구 공간 공유 등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의 교육 시스템과 개방형 협업프로젝트, 학생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제2의 벤처붐'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위성 분야 스타트업인 '아이스아이'와 핀란드 내 한인 유학생이 창업한 '포어씽크' 성공 사례도 청취했다. 아이스아이는 알토대 재학생이 오타니에미의 위성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어려운 초소형 위성제작 및 위성관측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다.

포어씽크는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카탈로그 제공업체로, VTT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 창업 경험을 직접 듣고 직원을 격려했다.

정부는 문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과 핀란드 과학단지인 '에스푸 이노베이션 가든' 간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를 통해 양국의 혁신 단지 간 기술기업 교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표>오타니에미-우리나라 대덕특구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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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