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온라인 거래 확대 등으로 채소 소비가 줄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수급 안정, 유통 구조 개선 등을 포함한 '채소산업발전계획'을 마련한다. 시장에서 채소를 많이 사 먹지 않는 1인 가구 식습관과 온라인 거래가 늘고 있는 트렌드에 따른 채소류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한시적으로 '채소산업발전기획단(TF)'을 구성·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0일 업무담당자·학계·업계·생산자단체 등 40여명이 참석한 1차 킥오프 회의가 열렸다.
채소산업발전기획단 단장은 이재욱 농식품부 차관이 맡았다. 기획단은 생산·소비경향 분석, 수급 안정, 유통구조개선 3개 팀과 자문단으로 구성됐다. 오는 8월까지 분야별 심층 토론을 거쳐 채소산업발전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가구는 총 562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를 차지한다. 맞벌이 가구 533만을 합치면 비중이 45%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1인·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편의를 중요시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됐고, 이에 신선 채소류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1인·맞벌이 가구 증가로 신선식품보다는 가공 식재료와 편의 식품 등으로 구매형태가 변하면서 신선 채소류의 공급 과잉이 지속하고 있다”라며 “만성적 공급 과잉이 구조화되지 않도록 기획단을 중심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기획단 제안에 따라 연말까지 생산·소비 경향 변화에 따른 신선 채소 소비실태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수급 안정과 유통구조개선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채소 수출이 국내 과잉 물량을 '밀어내기' 형태로 이해하는 관점에서 벗어나 수출국 수급상황 분석을 거쳐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시스템을 마련한다. 채소류 가격안정을 위해서 생산자가 가격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로컬푸드·공공급식을 확대한다. 수요자와 공급자가 고정 가격으로 거래하는 유통경로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이 차관은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고 원점에서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함봉균 정책(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