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냉방가전이 시장에서 인기몰이에 나섰다. 기존 에어컨 형태인 스탠드형, 벽걸이형이 아닌 창문형, 이동식 에어컨이 출시 초부터 높은 판매실적을 냈다. 신개념 냉방가전 제품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높은 공간 활용성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파세코는 창문형 에어컨 생산라인을 최근 2배로 늘렸다. 지난달 선보인 창문형 에어컨이 24억원 이상 매출액을 올리는 성과를 냈가 때문이다. 이 제품은 실외기와 창문형 에어컨을 결합했다. 기대보다 많은 판매 추이에 파세코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판매 목표치를 30% 높였다.
신일 역시 최근 홈쇼핑에서 2019년형 이동식 에어컨 17억원어치를 판매했다. 총 판매수량은 3300대로 방송시간 1분당 28대를 판매한 셈이다.
신일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이른 시점에 실시한 홈쇼핑 방송이었지만, 판매량은 예년보다 높았다”면서 “작년 무더위로 불편함을 겪는 소비자들이 올해에는 일찌감치 냉방가전을 장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냉방가전에서 소비자가 겪던 불편함을 해소한 결과다. 소비자들이 이동식, 창문형 에어컨과 같은 보조 냉방가전을 선택하는 이유는 설치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협소한 공간을 냉방할 때 벽걸이 에어컨이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실외기 설치가 필수적이다. 공간이 부족해 실외기 설치가 어려울 경우 소비자는 벽걸이 에어컨을 선뜻 선택할 수 없다.
반면, 이동식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은 별도 설치 대기시간이 없다. 이동식 에어컨은 설치 작업이 필요 없고, 창문형 에어컨은 소비자가 직접 설치할 수 있다. 한여름 에어컨 설치대란을 피할 수 있다.
여름가전 성수기 초입이지만 보조 냉방가전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5월부터 이달 10일까지 판매한 서큘레이터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85% 늘었다. 다나와에 따르면 창문형 에어컨과 이동식 에어컨, 서큘레이터의 올해 5월 판매량은 2017년 5월 대비 각각 355%, 14%, 131% 뛰었다. 보조 냉방가전 선택폭이 늘었고 소비자 인식이 늘면서 시장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다나와 관계자는 “이동식 에어컨과 창문형 에어컨은 초여름보다는 늦여름에 판매량이 증가하는 편”이라며 “품목 특성상 저가제품, 중고제품 수요가 많다. 이들 제품의 경쟁 제품은 스탠드, 벽걸이 에어컨이 아닌 과거 출시된 중고제품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여름부터 보조 냉방가전 판매실적이 호조세를 띄는 만큼 업계 기대감도 커진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냉방가전 판매량이 덩달아 오르기 때문이다.
한 중견가전사 관계자는 “예년보다 출시 초 판매 흐름이 긍정적이다. 올여름 판매량 신장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