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 접속을 사실상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중국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중국 정부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미·중 무역 전쟁과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0주년을 맞아 대내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국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일부 지역은 지난달 30일부터 네이버 접속이 막혔다. 지난해 10월부터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를 차단해왔지만 이제는 네이버 사이트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뉴스는 물론 쇼핑과 날씨, TV연예, 부동산, 지식백과, 학술정보도 접속되지 않는다. 모바일, PC 버전 모두 마찬가지다. 네이버를 이용하려면 인터넷 우회 접속(VPN) 프로그램을 써야 한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이 강력 단속에 나서며 일부 VPN 업체도 가동이 중단됐다.
최근 국내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중국 내 정치 현안 등 민감한 내용이 퍼지면서 중국 정부를 자극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도 중국에서 곤욕을 치른다. 2014년 7월부터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메신저 카카오톡과 라인 접속이 차단됐다. 우리 정부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사이트 차단에 대해 중국 측 설명과 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은 서구권 언론과 홍콩 및 대만 매체,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집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국 워싱턴 포스트와 NBC 방송, 허프포스트를 포함한 일부 외신 뉴스 웹사이트도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즈음해 접속이 중단됐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네이버와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등이 차단된 배경에 대한 질문을 받고 “구체적 상황은 알지 못한다”며 “중국은 항상 법과 규정에 따라 인터넷을 관리한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