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훈풍? 청년 체감실업률은 '최악'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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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고용동향'에는 긍정적·부정적 지표가 혼재돼 있다. '역대 최고 고용률' '취업자 증가폭 20만명대 회복'이라는 일부 지표만으로 “일자리 상황이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매달 고용 상황을 가늠할 때 주로 활용되는 지표는 취업자 증가폭이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취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준다. 정부가 연간 고용 목표치로 제시하는 것도 취업자 증가폭이다.

5월 취업자 증가폭은 25만9000명을 기록했다. 4월(17만1000명)보다 많고, 정부의 올해 목표치(월평균 15만명)를 상회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수치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으로 보긴 어렵다.

월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2014년 59만8000명, 2015년 28만1000명, 2016년 23만1000명, 2017년 31만6000명을 기록했다. 작년 최악의 취업난을 겪으며 9만7000명으로 폭락했기 때문에 최근 '20만명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로 평가되는 셈이다.

산업·연령별 수치를 뜯어보면 고용상황이 여전히 어려움을 알 수 있다.

5월 취업자 증가가 많았던 대표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으로, 작년 동월 대비 12만4000명(6.0%) 늘었다. 그러나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노인 일자리' 등 정부 재정 투입 일자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분야다.

상대적으로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되는 제조업은 5월에도 감소(-7만3000명, -1.6%)를 기록했다. 작년 4월부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폭은 지난 2월부터 줄어드는 모습이었지만 5월엔 4월(-5만2000명)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연령별로 구분하면 15~29세, 50세 이상은 취업자가 늘어나는 반면에 '경제 허리'로 불리는 30~40대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5월 30대 취업자는 7만3000명 줄면서 20개월째 작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갔고 40대 취업자는 12개월째 작년 동월 대비 10만명이 넘는 감소폭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청년 고용 개선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9개월 연속 증가하고, 고용률·실업률이 모두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단기 아르바이트, 취업준비생 등을 포함한 청년층 체감실업률(확장실업률)은 5월 24.2%로 작년 동월 대비 1.0%포인트(P) 상승했다. 5월 기준으로 통계 집계가 이뤄진 2015년 이후 최고치다.

5월 실업자·실업률 지표도 어려운 고용상황을 보여준다.

5월 실업자는 114만5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만4000명 늘었다. 5월 경제활동인구가 작년 동월 대비 28만300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25만9000명은 취업에 성공했지만 나머지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5월 실업률은 작년 동월과 같은 4.0%를 유지했지만 5개월째 4%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긍정적 수치로 평가하긴 어렵다.

추 의원은 “민생현장을 살펴 경제정책 문제점을 확인하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무리한 근로시간 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해 과감하게 경제정책을 전환하는 것만이 고용대란을 벗어나 민생경제를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