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를 몸에 1초 만에 새길 수 있다는 세계 최초 제품을 보기 위해 경기도 수원시를 찾았다.
스케치온(대표 이종인) 본사에는 피부에 문지르는 방식으로 타투를 만들어내는 기기가 있었다. 가로 세로 넓이는 스마트폰과 비슷했다. 제품명은 '프링커 프로'다. 프링커는 브랜드 네임이다. 한 대당 가격은 부가세 포함 66만원이다. 스케치온이 자체 개발했다. 기존 문신 시술 과정은 까다롭다. 바늘로 피부를 찔러 틈을 낸 뒤 염료를 진피까지 침투시켜야 한다. 피와 염료가 얽히면서 모양이 나타난다.
프링커 프로는 아무리 복잡한 이미지도 1초면 작업을 완료한다. 위생에도 신경을 썼다. 100% 색조 화장품 기반 잉크를 사용한다. 유럽 시장 판매 허가를 받은 화장품이다. 피부 알레르기, 중금속, 미생물 테스트를 모두 마쳤다.

프링커 프로를 직접 체험해 봤다. 전용 콘텐츠몰에 접속했다. 2000여개 이미지가 카테고리별로 나눠져 있다. 용이 해골을 감싼 듯한 이미지를 골랐다. 선택이 끝나자 블루투스를 타고 관련 정보가 프링커 프로로 넘어갔다. 2~3초쯤 흘렀다. 프링커 프로는 작동 준비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프링커 프로를 팔뚝에 밀착시키고 아래로 한 번 쓸어내렸다. 곧바로 원했던 이미지가 등장했다. 타투를 새기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만큼 순식간에 마무리됐다.
“화장을 한 것과 같기 때문에 물로 씻어내려 노력하지 않는 한 하루 정도 타투 상태가 유지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타투 위로 투명한 액체를 뿌려줬다. 지속성을 세 배가량 높여주는 성분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프링커 프로는 넓이 1인치(2.54cm), 길이 1m까지 이미지를 그려낸다.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행사장 분위를 띄우는데 제격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 때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2만명 상당 브라질 시민이 체험, 찬사를 쏟아냈다. 스케치온은 콘텐츠몰을 이미지 거래 플랫폼으로 발돋움시킬 계획이다. 지금도 직접 만든 창작물을 별도 공간에 저장해 두고 쓸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를 확대, 창작자 수익 창구 역할을 할 방침이다.
IT 기반 다양한 산업과 융합도 추진한다. 헬스케어 시장에도 진출한다. '감온변색' 잉크를 프링커 프로에 넣으면 환자 상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QR코드를 몸에 새겨 입장권 용도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이미 매출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미국, 중국, 유럽 등 50여 지역에 수출한다. 올해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이종인 스케치온 대표는 이 분야 전문가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한솔기술원에서 6년간 제지용 약품을 연구했다. 이후 삼성전자에서 10년 넘게 잉크 개발에 매달렸다. 4년간은 새 디바이스 개발 조직 리더로 활동했다.
2015년 12월 스케치온을 설립했다. 유럽 최대 스타트업 콘퍼런스 슬러시에서 국내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화려하게 데뷔했다. 프랑스 로레알이 주최한 스타트업 대상 경진대회에서 참가 기업 중 유일하게 대상 두 개를 독식하기도 했다. 삼성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유치,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 대표는 “단순한 데코레이션이 아닌 IT 기기와 연계, 플랫폼 사업에 나설 것”이라며 “영상하면 유튜브가 떠오르듯, 스케치온하면 디자인을 나누는 장소로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