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소비자에게 담배 유해성에 대해서 정확하고 진실된 정보를 줘야합니다. 담배 과세 있어서는 일반 궐련담배에 높은 세금을 책정하고 비연소하는 대체 제품에는 낮은 세금을 부과해야 합니다. 특히 담배 제품에 붙어있는 경고 문고와 그림은 과학에 기반해야 할 것입니다.”
정보기술(IT) 업체 IBM, 세계적인 금연단체 영국의 'ASH', 세계보건기구(WHO), 영국 총리실 전략부서, 국제연합(UN) 등 다양한 단체에서 공중 보건에 대한 업무를 맡아온 클라이브 베이츠 카운터팩츄얼 이사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13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제6회 글로벌 니코틴 포럼'(GFN)에서 만난 베이츠 이사는 한국 정부가 전자담배도 국민 건강을 해치는 유해성분이 포함돼 있어 일반 궐련 담배와 동일 선상에서 규제를 해야 된다는 입장에 대해 “아주 아주 잘못된 부분”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아가 “더 나가게(강하게) 말하고 싶다”며 “한국 정부나 한국 금연단체의 '담배는 담배일 뿐 덜 해로운 담배는 없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세율 인상과 경고그림 도입 등 한국의 금연 정책에 대해 “금연 정책이 아닌 흡연 장려 정책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덜 유해한 선택을 하도록 장려해야 하지만 한국 정부는 흡연자가 덜 유해한 대체품으로 가는 것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베이츠 이사는 금연을 '흡연(스모킹)을 그만둔다'는 말로 정의하며 “흡연은 담뱃잎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를 폐에 들이마시는 것”이라며 “궐련형과 액상형 전자담배는 연소 과정이 없고 증기를 흡입하는 것으로 이는 모두 '노스모킹', '스탑스모킹'(금연)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식약처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견해를 밝혔다. 단순 성분으로 구성된 전자담배의 증기물질과 800도가 넢는 연소 과정을 거쳐 발암물질 등을 포함한 복잡한 구성의 담배 연기는 완전히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베이츠 이사는 “이 두 가지 물질을 단순 무게로만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구성 성분이 중요한 것이지 물질의 총량을 보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친 호주를 사례로 들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예시”라고 평가했다. 호주 정부가 전자담배 등 대체제품을 금지하는 정책이 가장 해로운 궐련 담배만 경쟁하고 성장할 수 있게 만들었다 주장이다.
그는 “호주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펼쳤음에도 전자담배 시장을 열어준 미국과 영국보다 흡연율이 더디게 떨어지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시장 판도를 바꾸는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