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가전산업 지형 바꾸는 '밀레니엄 세대' 부상

[이슈분석]가전산업 지형 바꾸는 '밀레니엄 세대' 부상

가전업계가 밀레니엄 세대를 주목한다. 경제의 중요 한 축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자사 생활가전 구매 소비자 중 73%, TV 구매 고객 중 69%가 밀레니엄 세대라는 결과도 나왔다. 제조사에서는 밀레니엄 세대를 전담으로 분석, 연구하는 조직까지 만들었다. 그들의 성격, 소비 행태, 라이프스타일을 면밀히 분석해 타깃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키우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가전업계 '큰 손' 밀레니엄 세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밀레니엄 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말한다. 베이비붐 세대 자녀들이라 베이비붐 에코세대라고도 부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밀레니엄 인구(1980년~2000년생)는 약 1490만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인구 28.8%를 차지한다.

밀레니엄 세대는 정보통신기술(ICT)에 능통하고 대학진학률이 높은 게 큰 특징이다. 대체적으로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자랐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사회에 진출했다. 국내 핵심 생산 가능 인구 중 밀레니엄 세대 비중은 2017년 48.2%에서 2025년 83.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밀레니엄 세대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기성세대처럼 저축을 중시하는 습성이 강하긴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물건엔 돈을 아끼지 않는다. 가전업계에선 주력 소비자층을 밀레니엄 세대로 설정했다. 원하는 제품에 대해선 지불용의가 높고 전반적으로 구매력이 높기 때문이다. 그들은 본인에게 가져다 주는 효용이 크다면 고가 제품도 선뜻 구매하는 소비자층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 구매율도 높다.

◇삼성·LG 주력 소비자 대응책 마련 '열심'

주력 소비자로 부상한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는 생활가전사업부(CE) 사업부 내 밀레니얼 커미티(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밀레니얼 커미티에서는 제품과 서비스, 시장성 여부 등을 해당 세대 눈높이로 고민한다. 자사 생활가전과 TV 구매자 중에서 밀레니엄 세대 비중이 7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엄 세대 매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해당 소비자층의 소비 패턴, 라이프 스타일, 성격과 특징 등을 철저히 분석해 관련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밀레니엄 세대가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대로 개발하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얻을 것”이라면서 “밀레니엄 세대가 어떤 생각과 경험을 하는지를 철저히 아는 것이 자사 입장에선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전자에서는 밀레니엄 세대만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은 없다. 하지만 가전, TV, 스마트폰 등 각 사업부에서 밀레니엄 세대를 개별 연구, 철저한 분석 단계를 거친다. 맥주제조기 등 혁신 제품을 개발하는 뉴비즈니스센터(NBC)에서도 밀레니엄 세대 연구를 진행한다.

LG전자 관계자는 “밀레니엄 세대가 주력 소비층인 만큼 각 사업부 상품기획, 연구 조직에서는 철저한 분석과 연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냉장고·'나심비' 냉장고…밀레니엄 가전 '봇물'

독창적 디자인으로 심미적 가치를 살린 더 세리프
독창적 디자인으로 심미적 가치를 살린 더 세리프

삼성전자에서는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해 라이프스타일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6년 디자인을 강조한 더세리프에 이어 액자가 TV가 된 더프레임, 세로 콘텐츠를 즐기는 밀레니엄 세대를 위한 더세로 TV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밀레니엄 세대 특징에 맞춰 '맞춤형 가전'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레고처럼 냉장고 조합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출시했다. 냉장고 소재와 색상을 취향에 따라 다채롭게 고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즘'이라는 프로젝트를 개시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혁신 제품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천편일률적인 소품종 대량생산 기성품이 아니라 소비자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 제품으로 밀레니엄 세대 지갑을 열겠다는 포부다.

LG오브제
LG오브제

LG전자는 기존 가격과 성능이 아닌 '나심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엄 세대를 타깃한 가전과 가구의 융복합 제품 'LG 오브제'를 선보였다. 나심비란 '나'와 '심리'의 합성어로 '나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최신 트렌드를 요약한 단어다. LG 오브제는 나만의 확실한 행복감과 만족감을 제공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나를 위한 소비 등을 중시하는 프리미엄 고객을 위해 탄생한 제품이다. 냉장고, 가습 공기청정기, 오디오, TV 등 4종이다.

LG 코드제로 A9 블라썸 핑크
LG 코드제로 A9 블라썸 핑크

한국, 호주, 대만 등 젊은층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색상인 '핑크'색을 입힌 가전도 출시됐다. LG전자는 '블라썸 핑크'를 적용한 코드제로 A9을 출시했다. 기존 청소기 시장에서는 보기 힘든 색이었지만 밀레니얼 세대의 호응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자신문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