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석의 新영업之道]<25·끝>새로운 영업의 길을 마무리하며(3)국격 완성은 영업에 있다

[이장석의 新영업之道]<25·끝>새로운 영업의 길을 마무리하며(3)국격 완성은 영업에 있다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가포 임상옥의 일대기를 전개한 최인호의 '상도', 19세기 말 보부상의 삶과 활약상을 그린 김주병의 '객주' 이 두 소설은 드라마화돼 인기를 얻었다. 오래 전 이야기임에도 공감을 얻은 것은 불법과 잘못된 관행, 탈법에 맞서 싸우면서 기본과 원칙을 지킨 주인공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주인공을 제외한 경쟁자 또는 주변인은 모두 부정과 비리로 도색된다. 오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영업 관련 인물은 담합, 뇌물, 꼼수 등 악역을 한 조연으로만 그려진다.

전근대적인 사농공상이라는 계층 패러다임이 남아있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600만 가까운 자영업자와 종업원·아르바이트생, 기업 임직원 등 영업 관련 인구,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으로 전이되는 농·수·축산업 종사자와 가족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 경제활동인구의 90% 이상이 영업 관련 일을 한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모두가 영업직원이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영업직원만이 영업직은 아니다. 연구·재경·배송 직원 모두 영업직이다. 요리하는 사람,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사람도 영업직이다. 고객 관점에선 모두 을이고, 고객은 영업직·비영업직을 구분하지 않는다.

영업을 영업부 직원만의 주제로 생각하는 경영진이 많다. 영업 활동을 통해 프로젝트를 수주해야 수행이 가능한 컨설턴트도 자신의 업무에 영업이라는 단어 붙이기를 거부한다.

고객 자리를 다니면서 인사하고 부족함이 없는지 확인하는 식당 주인이 있고, 계산기만 두드리는 사장이 있다. 대표영업사원이라고 명함에 명기한 최고경영자(CEO)가 있는가 하면, 회의실에서 숫자만 챙기는 CEO도 있다. 결과가 같을까?

모두 갑으로 산다.

영업이 업무인 사람도 95% 이상 시간은 갑으로 산다. 식사를 하고, 옷을 사고, 주유를 한다. 역설이지만 이 땅의 모든 사람은 갑이다. 우월한 지위에 있는 강자라는 의미의 갑이 아니라 거래에서 한 축을 이루는 갑이다. 을로부터 제공받은 제품 또는 서비스에 상응하는 재화를 지불하는 갑이다. 우리는 우리가 갑인 사실을 모르고 산다.

상대를 윽박지르고 행패 부리고 무시하는 존재가 갑이 아니다. 갑은 바르고 투명한 거래를 이끄는 나침반이다. 불친절하고 고객을 무시하지만 맛집이라고 기다리는 갑, 특별대우를 받기 위해 슬그머니 돈을 쥐어 주는 갑, 나에게만 피해가 없으면 된다며 을의 잘못에 눈을 감는 갑, 귀찮고 두려워서 불의를 보고도 돌아서는 갑이 우리다. 갑이 분명하다면 을이 흐릿할 수 있을까?

법보다 모두의 의지다. 1급수에서 노니는 물고기가 2급수에서 살 수 있겠는가? 그러나 1급수가 서서히 2급수가 되면 물고기도 적응하면서 변화할 것이다. 산업화 물결 속에 4년 동안 이 땅의 비즈니스 생태계는 다양한 이물질에 의해 오염됐다. 한강물이 맑아진 것처럼 지난 노력으로 우리 영업 생태계도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1급수 물고기는 살기 어렵다고 한다.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없다. 영업 당사자, 경영층, 고객, 관련 기관 등이 가치와 양심으로 무장해서 어떤 부정도 용인하지 않을 때 영업 생태계는 맑아진다.

국격(國格)의 답은 영업 혁신이다. 영업 생태계에서 영업직원은 먹이사슬의 마지막에 불과하다. 고객, 경영자, 리더, 법과 제도, 규정 관행을 따라갈 뿐이다. 그럼에도 영업직원은 원칙을 지키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져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CEO를 포함한 회사와 조직 리더, 영업직원의 방향성을 정하는 고객인 갑, 영업 조직의 리더 등 세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영업의 길을 위한 의견을 제시했다.

경영진이 영업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원칙을 지키면 당장은 어려워도 3년 안에 결과는 달라진다. 고객이 갑답게 공명정대하고 당당하다면 이 땅의 불법과 비리는 99% 사라진다. 영업팀의 리더가 진정한 리더 역할을 지킨다면 영업직원의 가치는 배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와 관련 기관이 불법 및 비리를 예외 없이 처벌한다면 물은 맑아질 것이다.

영업 생태계가 달라지면 국격이 달라진다. 국가투명도는 10% 이상 개선될 것이고, 이것은 소득 성장 20% 이상 효과가 될 것이다. 우리 국민 모두가 깨끗한 나라에서 산다는 자부심으로 가득찰 것이다. 그날을 꿈꾸며 신영업지도를 마무리한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KSIG) 대표 js.aquina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