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갤럭시S10 '리패키징폰' 판매에 들어갔다. 초단기 기변 프로그램 '마이5G클럽'으로 회수한 롱텀에벌루션(LTE) 모델을 재포장한 제품으로, 가격은 신제품의 80% 수준이다. 중고폰 사상 처음으로 지원금까지 지급한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갤럭시S10 리패키징폰 유통을 시작했다. 일부 휴대폰 집단상가와 판매점에도 물량이 공급됐다.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88만6000원이다. 정상가 105만6000원에 비해 17만원 저렴하다. 지원금은 신제품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갤럭시S10 LTE 128GB 모델 신제품 구입 시 3만3000원인 T플랜 세이브 요금제 공시지원금은 6만5000원이다. 반면에 같은 모델·요금제에 대한 리패키징폰 지원금은 38만3000원에 이른다.
T플랜 맥스(월 10만원) 요금제 선택 시 신제품 지원금은 21만원, 리패키징폰은 58만7000원으로 리패키징폰 지원금이 세 배 가까이 많다. 판매점에서 별도로 지급하는 추가 지원금을 합하면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진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상 명확한 리패키징폰 규정이 없는 만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갤럭시S10 리패키징폰은 SK텔레콤 마이5G클럽 가입자가 갤럭시S10 5G로 갈아타며 반납한 기기다. 품질 검수와 재포장 작업을 거쳤다. 사실상 중고폰이지만 실제 사용 기간이 한 달 미만으로 새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이통사 공시지원금과 각종 혜택이 5세대(5G) 단말에 집중된 상황에서 갤럭시S10 LTE 모델을 합리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대를 모은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LTE 요금제를 유지하면서 최신 단말을 구입하고자 하는 이용자에게 유리하다. 무엇보다 이통사가 중고폰에 지원금을 제공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간 국내에 유통되는 중고폰은 1000만대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이통사가 지원금을 공식 지급한 사례는 전무하다.
다만 SK텔레콤은 일반 '중고폰' 유통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특별 프로모션으로 확보된 단말을 더 좋은 조건으로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리패키징폰을 기획했다”면서 “일반적인 중고폰 사업과는 거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초단기 기변 프로그램을 선보인 LG유플러스도 갤럭시S10 리패키징폰을 선보일 공산이 크다. KT는 회수 단말을 대부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수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패키징폰 유통이 확산되면 가계통신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정적으로 회수되는 고품질 스마트폰이 중고폰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통사도 단말 확보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