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정상외교 국면 속 숨가쁜 한반도 '일주일'...트럼프, 김정은에 친서 전달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주 한반도 비핵화 협상 관련국 정상 간 '릴레이 정상회담'이 열린다.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개막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한중 정상회담이 잇달아 개최된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열흘 사이에 한반도 주변 강국 정상이 연쇄 회담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비핵화 대화 재개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친서에 만족을 표하면서 친서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7일 일본을 방문해 다음날부터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국·러시아·캐나다·인도네시아 등 4개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관련해선 대략적인 의제를 정한 상태로,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이다. 한일 정상회담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오후 회담을 가지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오후 회담을 가지기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문 대통령은 이들 정상과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의제를 주요하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최근 여러 차례 제안한 4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았지만 앞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는 회담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들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포함해 김 위원장의 최근 비핵화 의중 등을 논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동북아 외교전'이 지난 2월 결렬된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속된 대화 경색 국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정상외교 주간에 소기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8일 재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하반기부터는 선거 운동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 비핵화 협상과 미중 무역분쟁 협상에서 소기의 외교적 성과를 목표로 둘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답신 성격의 친서도 전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온 친서에 만족을 표하고 친서의 훌륭한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한다”면서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깊고 중요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홈페이지를 통해 김 위원장이 진지한 표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사진도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간 진행되는 친서 교환이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우리 정부는 한미간 소통을 통해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26일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왕세자 겸 부총리 및 국방장관과 청와대에서 회담한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및 중동 지역을 넘어서는 국제사회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