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취임 1년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LG는 실용주의를 갖춘 발빠른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구 회장은 평소 '격식에 얽매이지 않은 소통'을 강조해왔다. 보수적 성격이 강했던 기업 문화가 바뀌는 데에는 40대 젊은 총수의 의지가 반영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변화는 LG전자에서 일어났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 서울 양재동 서초R&D캠퍼스에 '살롱 드 서초'를 개관했다. 살롱이라는 이름처럼 임직원들이 다양한 주제를 자유롭게 토론하는 소통 공간이다. 소속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해 임직원 창의성을 높인다는 의도다.
LG그룹이 20년 동안 열어왔던 분기별 정기 임원세미나도 구 회장 취임 후 매월 열리는 'LG포럼'으로 대체됐다. 임원세미나는 계열사 대표이사, 임원 등 300여명이 참석하던 큰 규모의 정례행사였다. 강연 성격도 있었지만 사실상 최고경영자(CEO) 메시지 전달 창구로 더 주목받았다.
LG포럼은 강연과 연관된 담당자들이 모여 외부 강사 강연을 듣고, 이에 대해 참석 임직원들이 토론한다. 규모는 임원세미나보다 작아졌지만 실용성과 소통이 강조됐다.
구 회장 스스로도 그룹 문화 바꾸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룹 내에서 자신을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 본인이 먼저 격식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룹 전 계열사 완전 복장 자율화 정착 역시 구 회장 취임 후 달라진 LG의 모습 가운데 하나다.
구 회장의 '뉴 LG' 구상은 진행형이다. 구 회장 취임 후 LG그룹은 순혈주의를 탈피하고 외부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있다. 외부 수혈로 조직 체질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의지다. 조직문화와 함께 경영 성과에 대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LG화학 최고경영자로 영입한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은 3M 수석부회장 출신 인사다. LG화학 첫 외부 출신 CEO다. 이 밖에도 ㈜LG는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을 자동차부품팀장 부사장으로,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을 지낸 김이경 상무를 인사팀 인재육성담당으로 영입했다. 베인&컴퍼니 출신 홍범식 사장은 ㈜LG 경영전략팀장으로 합류했다.
전자신문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