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6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꾸준히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북미협상의 재개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가게 될 것”이라며 “이제 그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주제로 가진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뉴스통신사와의 합동 서면인터뷰에서 “양국 간에는 3차 정상회담에 관한 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미 간 핵 외교가 하노이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하노이 정상회담 후 공식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동안에도 북미 양 정상의 대화 의지는 퇴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정상 간 친서 교환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변함없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표명하고 있다”며 “금방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현 상황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교착상태로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합의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묻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비록 하노이 정상회담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실패한 회담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북미 양국은 서로가 원하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모두 올려놓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으며, 하노이에서 논의된 내용이 다음 단계 협상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의 핵시설 전부가 검증 하에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번에는 타협에 이르지 못했지만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논의된 사안을 토대로 차기 협상을 이루어가면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과 비핵화 과정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으면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제협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도 유엔 안보리 제재의 부분적 또는 단계적 완화를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추진 의지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핵 대신 경제발전을 선택해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분명한 의지”라며 “김 위원장은 나와 세 차례 회담에서 빠른 시기에 비핵화 과정을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나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에 모든 것을 이룰 수는 없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의 물길은 이미 흐르고 있다”며 “적어도 임기 중에는, 그 물결이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로 진척되기를 바라는 것이 내 소망”이라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