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예정대로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시기에 맞춰 새로운 지급여력제도(K-ICS)를 도입한다. 다만 필요하면 K-ICS와 지급여력(RBC) 비율을 병행하는 등 대응할 시간을 둬 연착륙을 유도하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7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2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선진화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손 부위원장은 “보험산업은 중장기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자산·부채의 조정이 어려워 저금리·저성장에 따른 리스크에 더욱 취약하다”면서 “세계보험감독자협의회(IAIS)는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글로벌 보험회사(G-SII) 등에 대한 공통 자본규제안을 마련하고 있고, EU·캐나다·호주 등도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고 도입 이유를 밝혔다.
금융당국은 우선 2022년 예정된 IFRS17에 맞춰 K-ICS 도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다만 EU가 솔벤시Ⅱ 이행완료 시기 및 경과기간을 참고하기로 했다. K-ICS가 모델로 삼은 솔벤시Ⅱ의 경우 2016년 도입했지만, 2032년까지 경과기간을 뒀다. K-ICS도 이를 참고하고 국내 보험사 수용능력을 감안해 도입 시기를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필요시 시행초기 2~3년간 RBC 비율과 K-ICS 비율을 병행 산출하는 방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험사가 예측 가능하고 준수할 수 있는 수준의 제도 설계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K-ICS 시행초기 보험업권 RBC 비율이 권고비율을 안정적으로 상회할 수 있도록 보험사들의 자구노력 강화를 유도하는 것은 물론 자산·부채 구조개선을 지원하는 지도 및 시장 형성 지원방안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K-ICS 2.0도 발표됐다. K-ICS는 IFRS17 도입에 맞춰 기존 RBC 비율을 개선한 것이다. 기존 원가 중심에서 자산·부채 평가를 시가평가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K-ICS 2.0은 지난해 4월 발표한 초안을 기초로 국내 보험산업의 특성과 국제회계기준의 자본건전성 기준 제정 논의 및 보험사 건의사항 등이 반영됐다.
추진단은 올해 하반기 중 K-ICS 수정안(2.0)에 대한 계량영향분석을 진행하고 개선방안을 검토한 뒤 내년 상반기 중 K-ICS(3.0)을 마련, 계량영향분석 실시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본규제(안)을 보안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손 부위원장은 “최근 보험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 동반된 보험상품 및 산업구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런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정교한 리스크 관리 능력과 충분한 자본력이 뒷받침돼야 하며, 보험사가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자체적인 자본건전성 제고 노력을 지속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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