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가 일본에서 열리지만 정작 주최국인 일본과의 정상회담은 잡히지 않다. 양자회담 계획은 없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의장이 아닌 곳에서 즉석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장에서 일본 측 요청이 있다면 '만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아베 총리의 G20 정상회의 일정이 꽉 찼다는 이유로 추가 회동을 만들지 않고 있다.
한일 정상회담 무산 배경으로는 일본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문제삼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강제징용 피해 보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국 기업에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명령한 한국 대법원 판결에 강력 반발했다. 한국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뿐 아니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익을 본 한국 기업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기금을 조성해 강제징용 확정판결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자는 안을 전달했다. 일본 측이 제안을 거부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어떤 즉석 만남도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일관계 경색 분위기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 경색이 장기화하면 한미일 공조에 균열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연합뉴스 및 세계 6대 통신사 서면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포함해 한일관계 발전을 위한 두 정상간의 협의에 대해 나는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며 “G20의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일본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