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재정지원사업 규모는 늘린다. 대학혁신지원사업 평가에 강좌수와 강사 강의 담당 비율을 10% 내외로 반영하는 등 공공성을 위한 대학 압박에 나선다.
교육부는 27일 전남 여수 엠블호텔에서 열린 하계 대학 총장 세미나에서 대학의 재정지원사업 규모 확대, 강사제도 안착을 위한 지표 방향, 대학 평가의 유사 지표 통일 등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200개 4년제 대학 중 135개 대학총장이 참석했다.
교육부는 고등교육 재정 확충을 위해 대학혁신지원사업·두뇌한국(BK)21 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 규모를 확대한다. 사립대학의 국가유공자 학비 면제분을 국가가 전액 보전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대교협은 대표 재정지원 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부터 올해 5688억원 규모에서 내년에 7000억원 이상 규모로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교협은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 대학 재정지원 법제화라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
교육부와 대교협은 대학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가 관련 유사 지표도 통일한다. 정부가 실시하는 '대학기본역량진단'과 대교협이 수행하는 '대학기관평가인증'의 공통·유사 지표를 맞춘다.
이날 교육부는 강사제도 안착을 위한 사업별 지표 설정 방향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연차평가(100점)에서 총강좌수 및 강사 강의 담당 비율을 10% 내외로 반영할 계획이다. 강사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한 제도로 쓰일 전망이다. BK21 후속 사업에서도 강사, 박사 후 연구원 등에 대한 강의 기회 제공 시 배점을 대폭 확대한다. 교육부는 28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BK21 20주년 심포지엄에서 지표 체계를 발표한다.
김도완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장은 8월 시행 예정인 강사법 안착을 위해 어떤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강사 고용 안정 관련 지표를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총장들은 이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했다. 김성익 삼육대 총장은 “10%는 상당히 큰 수치이기 때문에 모든 대학이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영섭 부경대 총장은 “강사료 단가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부산만 보더라도 어느 국립대는 10만원을 주는데 옆 사립대는 4만원을 준다”면서 “대학별로 강사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어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김헌영 대교협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의 역할과 발전방향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는 “법령 상 근거가 없는 규제 중심으로 개선과제를 발굴해 대학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