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美·中 무역전쟁 '일시휴전'… 한국 경제 낙관은 '글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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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면서 직·간접 영향권에 있던 우리나라 경제도 한숨 돌렸다. 그러나 양국이 무역전쟁 협상 시한을 따로 정하지 않았고 기존 관세는 유지한다는 방침이어서 언제든 '관세폭탄'이 다시 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중국과 미국은 무역협상을 계속 이어왔지만 안타깝게도 합의를 이루진 못했었다”면서 “다행히 미중 무역협상은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아주 좋은 관계를 확인했고 시진핑 주석도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관세 비용 지불을 위해 화폐를 평가 절하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금리를 인상하는 데 비해 중국은 인하하는데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양국 미중 무역 갈등에서 “우리(미국)가 계속 이겨오고 있었다”며 유리한 협상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 기존에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는 그대로 유지하되 추가로 부과할 관세는 잠정 보류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이슈분석] 美·中 무역전쟁 '일시휴전'… 한국 경제 낙관은 '글쎄'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달 9~1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격화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렸고, 중국은 사흘 뒤 600억달러 규모 미국 수입품 관세를 기존 5~10%에서 10~25%로 인상하겠다면 반격했다. 이에 미국은 중국 화웨이 제재를 강화해 미국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고 추가로 3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미중 무역전쟁 휴전'이 전체 수출 물량 4분의 1을 중국에 보내는 우리나라에 긍정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4월 -2.0%까지 축소됐던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감소폭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5월에 -9.4%까지 확대됐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폭은 5월 -15.9%에서 6월 1~20일 -20.9%로 불어났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7개월 연속 수출 감소폭이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 오랜 기간 막혀있던 중국 수출 길에 물꼬가 틀 것이란 기대다.

중국 인민일보는 “미국은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데 합의하고 양국 경제무역 대표단이 구체적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중-미 양국과 국제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트럼프-시진핑 깜짝 협상'으로 확전은 피했지만 핵심 쟁점을 타개할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언제든 관세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2월에도 △90일간 추가 관세부과 예외 △무역협상 재개 등을 합의했지만 5개월 만에 관세폭탄을 재차 주고받았다.

이번 휴전 협상을 두고 두 정상의 '정치 계산법'이 작용했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오는 10월 공산당 축하행사를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논의 세부사항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고 양국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궁극적인 (무역협상) 결과가 보장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양국 간 이견이 '깨지기 쉬운 평화'를 탈선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급한 불은 껐기 때문에 우리 경제에 긍정적이지만 휴전 상태에서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지 근본 해결책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이 기술이전이나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에 있어 강경한 입장이기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vs 중국 무역전쟁 일지

[이슈분석] 美·中 무역전쟁 '일시휴전'… 한국 경제 낙관은 '글쎄'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