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게임을 즐기는 여러 이용자 사이 지연 현상인 '랙(lag)' 격차를 없애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이용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어 다양한 게임개발이 가능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신성철)은 이병주 문화기술대학원 교수팀이 핀란드 알토대 연구진과 함께 게임 겉보기 형태를 변화시켜 이용자 간 '레이턴시 효과(랙)' 격차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랙은 다양한 이유로 발생하는 지연 현상이다. 사용자가 명령을 입력했을 때 출력 결과가 모니터화면에 나타날 때까지 나타나는 것을 '엔드 투 엔드(end to end) 레이턴시'라고 한다.
랙은 이용자 게임 능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경우 랙이 길면 게임 속 상황에 실시간 대처가 어렵다. 이 때문에 여러 이용자가 서로 다른 랙 상황을 겪게 되면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랙 보정 기술이다. 랙을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여러 명 이용자가 동등한 조건에서 게임할 수 있도록 조절한다. 장애물과 같은 다양한 게임 속 오브젝트(객체) 크기를 확대하거나 줄여 미세하게 난이도를 조절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랙이 플레이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행동을 예측하는 수학 모델을 고안·활용했다. 이용자가 랙이 있는 환경에서 얼마나 정확하게 '움직이는 타깃 선택' 과업(task)에 성공하는지 따지는 모델을 썼다. 이를 활용해 랙 상황별 과업 성공률을 예측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오브젝트 크기를 변화시킨다.
연구팀은 게임 '플래피 버드'에서 기둥 모양의 장애물 높이를 변화시켜 여러 랙 환경에 처한 이용자가 동등한 실력을 낼 수 있도록 하는데 성공했다.
이병주 교수는 “비 간섭적 레이턴시 보정기술로, 레이턴시 길이만큼 게임 시계를 되돌려 보상하는 기존 방법과 다르다”면서 “이용자 게임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