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성장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 쌍용자동차 주력 모델급 신차 출시에도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 장기파업, 한국지엠 법인 분리 노사 갈등 등 생산 차원에서 문제점이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현대자동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 (제공=현대자동차)](https://img.etnews.com/photonews/1907/1201209_20190701160617_978_0001.jpg)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차·한국지엠 등 국산차 5개사는 올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75만5037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0.3% 가량 소폭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2017년부터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의 영향으로 내수시장 폭락을 예측하고, 하반기부터 개소세를 5%에서 3.5%로 인하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어 지난 연말 '개소세 후폭풍'을 우려해 올 상반기까지 정책을 연장했지만, 상반기 시장은 역성장을 거듭했다.
![지난 3월 파업으로 생산이 멈췄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제공=르노삼성차)](https://img.etnews.com/photonews/1907/1201209_20190701160617_978_0002.jpg)
업체별로 살펴보면 한국지엠이 16.2%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지엠은 주력 차종인 스파크 판매량이 6.6% 가량 줄었고, 레저용차량(RV) 판매량도 11.4% 가량 감소했다. 르노삼성차 역시 10.8%라는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중형 SUV 'QM6'를 제외한 대부분 차량이 판매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 판매 부진은 장기화된 노사협상으로 파업, 생산감축,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이 겹치면서 내수시장 부진을 가져왔다.
기아차는 9.3% 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주력 차종인 RV 판매량이 12.7% 감소한 타격이 컸다. 반면 현대차는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중·대형 SUV 신차를 출시하면서 RV 수요를 대거 유입했다. 또 신형 쏘나타 출시와 그랜저의 지속적인 인기로 전년 대비 8.4% 성장을 기록했다.
![쌍용자동차는 2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신형 코란도를 공식 출시했다. 5세대 신형 코란도와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공=쌍용자동차)](https://img.etnews.com/photonews/1907/1201209_20190701160617_978_0003.jpg)
쌍용차는 연초 렉스턴 스포츠 칸, 2월 신형 코란도를 출시하고 지난 6월에는 쌍용자동차 최초의 1.5 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베리 뉴 티볼리를 선보이는 등 올해에만 3차종의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그 결과 내수 시장에서 가장 높은 8.6% 라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은 신차 성공 여부에 따라 흥망성쇠가 갈린다”면서 “올 상반기 성공적인 실적을 기록한 쌍용차, 현대차의 경우 적기에 신차를 출시하면서 개소세 인하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개소세 인하 정책이 2차 연장된 것을 두고 기대와 걱정을 동시에 한다. 정부는 최근 경기부양 정책 일환으로 개소세 1.5% 포인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신차 출시를 앞둔 제네시스(GV80), 한국지엠(트레버스·콜로라도)이나 최근 신차를 출시한 르노삼성차(QM6)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지엠, 르노삼성차의 경우 기존 문제가 됐던 생산라인과 갈등을 해소한 직후이기에 기대가 큰 상황이다.
![현대차 쏘나타 터보.(제공=현대차)](https://img.etnews.com/photonews/1907/1201209_20190701160617_978_0004.jpg)
반면 일각에서는 잦은 개소세 인하로 정책 종료 후 내수절벽을 우려하고 있다. 과거에도 개소세 정책 종료 직전에 차량 구매 수요가 몰리면서, 한동안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개소세 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3년 연속 시장이 축소됐는데, 내년 상반기에는 어떤 후폭풍이 이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신차 출시 일정도 앞당기거나 내년 상반기 내수보다 수출을 좀 더 보강하는 등 경영전략도 점차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