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과 공해가 없는 자동차 경주 대회인 '포뮬러E'가 내년 5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를 주최하는 '포뮬러E코리아' 측은 단순한 자동차 경주가 아니라 한류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종합문화행사'로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포뮬러E 대회에 국내 기업이 참가하지 않고, 스폰서십도 맺지 않고 있어 흥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뮬러E코리아는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희범 서울 E-Prix 대회운영위원장, 알레한드로 아각 포뮬러E 회장, 알레르토 룽고 포뮬러E 공동의장, 윤은기 포뮬러E코리아 대표, 시셍 리 ABB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ABB FIA 포뮬러 E 챔피언십 서울 E-Prix 2020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ABB 포뮬러E 챔피언십은 순수전기차만 출전할 수 있는 자동차 경주대회다. 기존 모터스포츠와 달리 소음과 공해가 적어 전용 경기장이 아닌 도시 중심지의 공공도로에서 친환경 레이싱으로 진행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2014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첫 대회를 연 이후 매년 개최고 있다. 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4개 대륙, 12개 도시에서, 총 14개의 경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에는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가 처음으로 참가한다.
이희범 위원장은 “내년 5월 3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ABB 포뮬러E 챔피언십 여섯 번째 시즌 제10라운드가 열린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4월 25일부터 5월 5일까지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 '황금연휴'가 이어지기 때문에 '서울 국제 페스티벌'을 함께 개최해 K팝, 한류스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종합문화행사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내년 서울 E-Prix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19번의 코너가 구성된 2.8㎞ 구간을 달리게 된다. 일반 도심만 달리는 다른 E-Prix와 달리 잠실주경기장 트랙을 달릴 수 있게 한다. 관람객들은 잠실주경기장 관람석과 대회 구간 곳곳에서 관람할 수 있다. 포뮬러E코리아는 향후 5년 간 한국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E-Prix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ABB FIA 포뮬러 E 챔피언십의 국내 개최가 40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다. 대회와 문화 축제가 함께 어우러질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최소 2100억원에서 최대 4072억원, 부가가치유발 효과가 최소 1020억원에서 최대 2032억원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또 고용유발 효과는 최소 1474명에서 최대 2843명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에서는 서울 E-Prix 흥행에 대해 의문도 나오고 있다. 우선 대회에 국내 기업 한 곳도 연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싱 머신에 사용되는 부품 중 국산 부품이나 배터리도 들어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글로벌 스폰서 중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기업이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다. 또 행사 준비 과정에서 포뮬러E 본연의 '경주'보다 한류문화 콘텐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도 있다.
이 위원장은 “한국 기업들과 아직 접촉하지 않았지만, 문화 예술공연에 대한 비전이나 전기차, 친환경에 관심이 있는 한국 기업이라면 당연히 후원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과 긴밀한 대화를 하고 있고, 다른 외국계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문화 없이는 산업, 스포츠 행사가 이뤄질 수 없기에 이번 행사와 한류 콘텐츠를 엮어서 관광모멘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