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여야 한 목소리 "日 경제보복 철회해야"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왼쪽부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일본 정부가 반도체 관련 소재 등 3가지 품목 수출규제를 공식 발표하며 보복조치에 나서자 우리 국회에서 여야 모두 한 목소리로 경제보복 철회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은 긴급 한일의회 교류를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여당은 무역 제재를 '전화위복'으로 삼자고 주장하고, 야당은 정부의 '외교무능'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보이기도 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정부가 우리 반도체 산업에 경제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 같아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의 결과는 자가당착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수출 규제는 자국 기업들에게도 큰 부담을 주는 행위로 일본 정부는 잘못된 선택이 자국 부품소재 산업에 끼칠 타격을 역시 온전하게 스스로 감당해야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일본 무역 제재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일본이 희토류 수입처 다변화를 꾀했듯 우리도 반도체 부품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산화를 추진하는 등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국회에서도 이 난관을 타개해 나가는데 입법적,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정부에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즉각 수출규제 강화조치 철회하라”며 “이번 조치는 일본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동북아 평화안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 대일외교의 무능과 실패를 총체적 점검해야 한다”며 “대법원 강제징용 배상 판결이 난 후 지난 8개월여 간 일본 정부는 계속 통상보복을 예고해왔고, 이미 3월에 보복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외교부가 이런 최악의 사태 벌어질때까지 그저 방관하고 있었다”며 “감정외교, 갈등외교가 가져온 외교참사”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차원 다채널의 한일외교로 기존 외교라인은 물론 모든 사회 전 분야, 한일 외교 라인을 가동해야 한다”며 “국회도 나서야 하고 경색된 한일관계 무역보복을 해결하기 위해 긴급 한일의회 교류를 민주당, 바른미래당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사 문제는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점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원내대표는 정부를 향해 “지금 북미 정상의 판문점 깜짝 회동을 갖고 자화자찬을 하며 홍보에 열을 올릴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 기업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이번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악화될 대로 악화돼 있는 한일관계 전반을 안정시키기 위한 종합대책의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이번만큼은 정말이지 쇼 이벤트가 아니라 외교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