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산업발전사 프리뷰 <2권 1990~2005년>
◆1990년대:정보화·휴대폰 시대 열리다
1990년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보급형 PC와 마이크로소프트 운용체계(OS) '윈도'가 등장하면서 컴퓨터 대중화가 급물살을 탔다. 정부는 '산업화에 뒤졌지만 정보화에서 앞서 가자'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정보화시대 준비를 독려했다. 이어 '정보통신부'를 신설해 정보화 관련 정책을 쏟아냈다. 1997년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직면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다. 기술로 무장한 ICT 기업의 등장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요인이 됐다.
◇벤처(VENTURE)란 무엇인가?…벤처기업의 성장과 발전
1980년대 움튼 벤처 생태계는 1990년대 정부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붐을 맞았다. 국내 벤처 역사에 첫 획을 그은 것은 삼보전자엔지니어링(현 TG삼보컴퓨터)이었다. 이어 큐닉스컴퓨터·양지원공구·비트컴퓨터·메디슨 등이 초창기 벤처기업 대열에 가세했다. 컴퓨터와 인터넷, 의료 기기 등 신기술이 이들이 가진 무기였다. 당시 골드뱅크가 9999배에 달하는 주가수익비율을 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 IT버블은 꺼졌다. 골드뱅크를 비롯해 새롬기술·VK모바일 등 많은 벤처 기업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해외 벤치마킹 대상이 된 부처 '정보통신부' 탄생
체신부가 국가차원 정보통신 정책을 책임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우편 중심이었다. 정보통신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행정쇄신위원회를 설치하고, 1994년 말 정부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체신부를 확대 개편했다. 체신부와 과학기술처, 상공부, 공보처 등에 흩어졌던 정보통신기능을 통합했다. 1994년 12월 4일 철저한 보안 속에 정보통신부 설립을 핵심으로 한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정보통신부는 ICT를 한국 대표 브랜드로 격상시켰다. 한국 정보통신부를 모방해 유사한 부처를 만든 나라가 29개국에 이를 정도로, 글로벌 정부조직과 산업 전략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국가 차원의 숙원사업…CDMA 개발 성공과 상용화
새로운 이동통신 기술개발 필요성은 1980년대 중반부터 제기됐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 연구개발과 투자가 필요했다. 1989년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 개발'이 국책 과제로 선정됐다. 1990~1996년까지 7년에 걸쳐 연구비 996억원, 연구 인력 608명이 투입되는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이다. 과제를 주도했던 ETRI는 고전했다. 국내에 축적된 무선통신기술이 없었기 때문이다. ETRI는 선진국 기술을 도입해 국산화하기로 하고 해외 기술 도입처를 찾았다.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한국에 기술을 이전해주기를 꺼려했다. 벤처기업인 퀄컴이 개발 중인 CDMA 기술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전해왔다. 퀄컴이 개발한 CDMA 무선접속 기술은 오래 전부터 군통신용으로 사용된 기술이다. TDMA방식보다 한 세대 앞선 기술로 평가됐다.
◇'혈맹'과 '공성전'…엔씨소프트 리니지 출시
1998년 현대적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등장했다. 한국의 대표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송재경씨 손에서 탄생했다. 송재경씨는 세계 최초 그래픽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제작을 시작한 장본인이자 '리니지'를 만든 개발자다. 바람의 나라 개발 막바지인 1995년 12월 넥슨을 떠난 송재경씨는 2년 만인 1997년 12월 엔씨소프트에 입사했다. 송재경씨는 엔씨소프트 입사 전부터 리니지를 만들고 있었다. 바람의 나라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게임 시스템을 꿈꿨다. 1996년 만화원작자 신일숙 작가를 직접 찾아가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만들 권리를 얻었다. 1998년 9월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국내 게임 장르 역사에 새 지평을 열었다.
◇자유로운 세상을 꿈꿨다…네이버 등장
네이버는 삼성SDS 사내벤처인 '웹 글라이더'에서 시작했다. 1994년 삼성SDS는 '한계도전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선발된 직원은 1년간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도전할 수 있는 사내 프로젝트였다. 당시 입사 2년차 이해진씨가 찾은 아이템은 인터넷이었다. 이후 삼성SDS가 사내벤처포트 제도를 도입하자 1997년 사내 벤처 웹 글라이더를 조직했다. 웹 글라이더는 국내 검색엔진 중 최초로 위치 연산자 기능을 구현했다. 이해진씨는 웹 글라이더를 기반으로 1999년 6월 자본금 5억원으로 네이버컴을 창립했다. 네이버(NAVER)라는 이름은 '항해하다'는 뜻의 'navigate'와 사람을 지칭하는 'er'을 결합해 만들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양한 정보를 얻고 활용하는 자유로운 세상 실현을 꿈꿨다. 네이버 초창기에는 10여개 이상 검색엔진이 시장에서 경쟁했다.
◆2000년대 전반:ICT 태동과 대한민국의 도약
2000년대 인터넷 열풍이 세계에 휘몰아쳤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수많은 닷컴기업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코스닥이 주류 증권시장으로 대두된 가운데 많은 벤처기업이 등장했다. 통신방송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대중화된 것도 2000년대에 들어서다. 우리나라는 와이브로·DMB·디지털방송 등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이어갔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스타기업의 흥망성쇠…닷컴기업 창업 열풍과 거품
닷컴 기업은 인터넷 산업 태동과 궤를 같이 했다. 인터넷 도메인 주소 자체를 회사명으로 내세운 수많은 인터넷 사업체가 등장했다. 네이버, 다음 등 토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옥션도 이때 문을 열었다. 다음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넷'을 선보이면서다. 국내 대표적 닷컴 스타 새롬기술은 2000년 2월 시가총액 2조8700억원으로 당시 현대자동차를 넘어섰다. 직원 수 70여명에 불과했지만 새롬기술이 전면에 내세운 '인터넷 무선전화'에 대한 기대감은 대단했다. 2000년 한국 벤처붐은 세계적 벤처 닷컴 열풍 추세에 영향을 받았음이 분명했다.
◇미래의 먹거리 IT산업 'IT839'
노무현 대통령은 정보통신부와 IT산업 강화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특히 노 대통령은 진대제 정통부 장관에게 10년, 15년 뒤의 우리나라 미래를 이끌 IT 기반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IT839' 전략이다. 'IT839'는 8대 서비스와 3대 인프라와 9대 신성장 동력을 통해 우리나라 IT 산업을 총체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8대 서비스는 휴대인터넷 와이브로·위성지상파 DMB·홈네트워크 서비스·텔레매틱스 서비스·RFID 서비스·WCDMA·지상파 DTV·인터넷 전화 등이다. 3대 인프라에는 광대역통합망(BcN),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 인터넷 프로토콜 버전6(IPv6) 등을 포함한다. 9대 신성장동력은 차세대 이동통신기기·디지털TV/방송기기·홈네트워크 기기·텔레매틱스 기기·차세대PC·지능형로봇·IT 시스템온칩(SoC)·임베디드SW·디지털 콘텐츠 등이다.
◇로열티를 받는 나라로…와이브로 개발과 서비스 시작
2003년은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이 동시에 급속도로 보급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휴대폰이 1대 팔릴 때마다 퀄컴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정부는 초고속 인터넷도 집 밖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기술 독립과 동시에 세계시장 승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2004년 12월 삼성전자와 ETRI는 와이브로 기술개발 성공을 선언했다. 정통부는 2005년 2.3㎓ 대역 100㎒폭을 와이브로 용도로 지정하고 57㎒폭(KT 30㎒폭·SK텔레콤 27㎒폭)을 '휴대인터넷' 용도로 할당했다. KT와 SK텔레콤은 1년간 준비 끝에 2006년 6월 서울에서 세계 최초 와이브로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와이브로를 상용화하자 글로벌 통신사 이목이 우리나라에 집중됐다. 대한민국은 이제 로열티를 주는 나라에서 로열티를 받는 나라로 변화했다.
◇세계 1위 '전자정부'
참여정부 이후에도 전자정부 사업은 꾸준한 발전을 거듭했다. 전자정부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공공부문 1만8434개 정보시스템이 구축됐다. 온라인 서비스는 2008년 1094만5000건에서 2016년 5870만9000건으로 대폭 늘었다. 대국민 서비스 편의성 제고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정부·공공기관의 업무관리·재정·조달·관세·국세 등 전 분야에 걸친 비즈니스 혁신이 이뤄졌다.
대한민국 전자정부는 국제사회에서도 그 수준을 인정받는다. 대한민국은 각국 전자정부 발전 정도를 평가하는 UN전자정부평가에서 2010년, 2012년 그리고 2014년에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 발전지수, 온라인 참여지수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우리나라 전자정부 발전경험과 우수사례 공유에 대한 외국 정부 협력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Part 5. 정보화·휴대폰 시대 열리다
1990년 / 한국형 PC 운용체계
1990년 / 마이크로소프트 '윈도3.0' 출시
1991년 / 벤처기업의 성장과 발전
1992년 / 한국반도체 세계 1위
1992년 / TFT-LCD
1992년 / 인공위성을 가진 나라
1993년 / 대전 엑스포
1993년 / 삐삐 전성기
1994년 / 상용인터넷 서비스 개시
1994년 / 초고속 정보통신망 구축 기본계획 수립
1994년 / 정보통신부 탄생
1995년 / 정보화촉진기본법 제정
1995년 / PC방 등장과 산업 발전
1995년 / 케이블TV 출범
1996년 / PCS사업자 선정
1996년 / 온라인쇼핑몰 등장
1996년 / CDMA 개발 성공 및 상용화
1996년 / 코스닥 시장 개장
1996년 / 대한민국과 모토로라
1997년 / 인터넷 주식 실시간 거래 개시
1998년 / 엔씨소프트 리니지 출시
1998년 / MP3플레이어의 등장과 돌풍
1998년 /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1998년 / IMF와 대한민국, IT산업의 성장
1998년 / 싸이월드와 인터넷 문화
1999년 / 반도체 빅딜
1999년 / 대우 붕괴
1999년 / 네이버 등장
1999년 / 전자거래기본법 제정
1999년 / 이차전지 산업의 태동과 발전
Part 6-1. 새로운 시대 열리다
2000년 / Y2K 해프닝
2000년 / 닷컴기업 창업 열풍과 거품
2001년 / '부품소재특별법' 제정
2001년 / 세계 최초 5세대 LCD 투자
2002년 / 온라인게임 사전등급제
2002년 / IMT-2000 상용화
2002년 / KT 민영화
2002년 / 삼성, 세계 휴대폰 시장 1위 등극
2002년 / 한일월드컵과 IT고도화
2003년 / 1·25 인터넷 대란
2004년 / IT839
2004년 / 과학기술 부총리 시대
2004년 / 국산 SW 유지보수요율 가이드라인
2004년 / 와이브로 개발과 서비스 시작
2004년 / DMB 서비스
2004년 / 집적단지 등장
2004년 / 디지털TV 미국식 전송방식 확정
2004년 / 번호이동성 제도
2005년 / VoIP 상용서비스 개시
2005년 / 전자정부 세계 1위
『대한민국 전자정보통신 산업발전사』 구매 안내
전자신문 지음
쪽수: 1권:280쪽┃2권:254쪽┃3권:223쪽
사이즈: 218*275
발행일: 2019년 6월 1일
세트가(3권): 150,000원
https://www.etedu.co.kr/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