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감염병 통합관리' 범부처 연계 플랫폼 만든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PC방 등에 집중 방역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PC방 등에 집중 방역을 하고 있다.(자료: 전자신문DB)

국가 감염병 대응을 위해 범부처 통합정보시스템이 처음 구축된다. 사람, 동물, 환경 등 감염병 관련 정보를 통합·연계한 플랫폼을 마련, 범부처 대응 속도를 높인다. 국내외 감염병 정보를 망라한 빅데이터센터도 만들어 정책 수립은 물론 연구 목적으로 민간 개방도 추진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연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원헬스 감염병위해정보시스템 및 감염병정보 개방센터 구축'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수립 중이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발표한 제2차 감염병 예방관리 기본계획에 따라 감염병 원헬스 협력체계 구축을 배경으로 한다. 원헬스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환경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요소를 통합한 관점에서 건강을 바라본다. 즉 감염병 역시 인간을 매개로 하거나 인간만 걸리는 것을 넘어서 동물, 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감염병 원인, 대응, 예측, 예방까지 구현한다.

원헬스 관점에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보 통합·연계가 필요하다. 현재 운영 중인 대표 감염병 시스템은 '감염병관리 통합정보지원시스템'이 있다. 감염병 신고 290만건을 포함해 접촉자, 환자관리, 역학조사 등 데이터를 보유한다. 보건소나, 지자체 등이 활용한다.

부처 간 감염병 정보공유 시스템은 전무한데다 공문, 이메일, 전화 등으로만 정보를 공유한다. 인간 감염병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해양수산부 등에서, 인수공통 감염병은 식약처, 질병관리본부, 농축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수부 등에서 관할한다.

질병관리본부는 관련 부처와 협업해 연말까지 감염병 관련 모든 부처의 정보 현황, 공유 및 통합 전략을 수립한다. 하나의 플랫폼을 마련,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통합 분석하는 환경을 만든다. 내년 상반기까지 플랫폼 개발을 완료하고, 하반기 시범 운영한다. 중장기적으로 원헬스 개념에서 국가 감염병 대응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거버넌스 논의도 진행한다.

양돈농장 직원들이 돼지를 살펴보고 있다
양돈농장 직원들이 돼지를 살펴보고 있다

김미영 질본 감염병총괄과 연구관은 “인간, 인수공통, 항생제 내성 전염병 등은 부처마다 소관이 다른데다 보유하는 정보도 공유가 안 돼 범부처 대응이 어려웠다”면서 “감염병 대응이 다부처 협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신속한 대응을 위해 통합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국가 감염병 통합정보시스템 구축과 함께 감염병 빅데이터센터도 처음 만든다. 감염병 원천 자료, 감염병 신고자료를 한데 모아 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감염병 원인과 대응 방안 연구, 감염병 정책 수립 등에 전초기지다. 특히 보유 데이터를 단계적 개방도 검토한다. 감염병 연구 목적으로 민간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연구역량을 활용하기 위해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가 전염병으로 1년에 지출하는 비용만 71조원에 달한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조류독감, 구제역 등을 포함해 결핵, 인플루엔자 등으로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출한다.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은 부처 간 협업이 절실하다.

김 연구관은 “이번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으로 범부처 협력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국가 감염병 관리, 대응, 예방을 위한 상위기관 거버넌스 설계도 추진할 것”이라면서 “확보한 감염병 데이터를 민간에 연구목적으로 개방해 다양한 아이디어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