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침체, 저축銀 중소기업대출 내리막…지방 경제 받치던 2금융권 '흔들'

지역 경기 침체, 저축銀 중소기업대출 내리막…지방 경제 받치던 2금융권 '흔들'

지역 경기 침체로 지역 중·소형 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이 감소하고 있다.

조선·자동차 등 국내 주력 산업의 침체로 협력 중소기업 대출 수요가 실종되고 부동산·건설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과 부실이 늘면서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7일 현재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자산 1조원 이하 32개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올해 3월 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은 3조5781억원이다. 이는 전 분기(3조5855억원) 대비 0.2%(74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수가 79개로 줄어든 2015년 6월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32개 가운데 19개 저축은행이 올해 3월 말 기준 전 분기 대비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이 감소했다.

저축은행별로는 유니온상호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이 전 분기(1797억원) 대비 217억원 줄었다. 이는 유니온상호저축은행 전체 대출 채권의 9.7% 수준이다.

뒤를 이어 국제저축은행(-158억원), 디에이치저축은행(-135억원), 에스앤티저축은행(-120억원) 등도 대출액이 100억원을 넘었다. 더블저축은행과 청주저축은행도 각각 81억원, 66억원 줄었다.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으로선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들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취급액이 2015년 12월 말 2조5831억원에서 △2016년 12월 말 3조201억원 △2017년 12월 말 3조3431억원 △2018년 12월 말 3조5855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지방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역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현지 영업 기반이 붕괴한 영향이 크다. 현행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저축은행은 전체 대출 50% 이상(수도권 기준, 비수도권은 40%)을 본점이 속한 권역에 내줘야 한다. 이에 따라서 지역 경기 침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지역 경제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지역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은 높아지고 있다. 위기관리에 선제 나선 것이다. 한 지방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연체율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대출 부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도 상승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4.6%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P)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은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당장은 경기 침체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우량한 저축은행 대출을 주로 취급해 연체율이 나쁘지 않다”면서 “다만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로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당히 악화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표) 수도권 이외 자산 1조원 이하 중·소형 저축은행(32개) 중소기업 대출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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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