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역대 2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업계 예상치보다 1000억원 가량 낮았다.
LG전자 2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15조6301억원, 영업이익 6522억원을 기록했다. 긍정적인 매출 실적에도 영업이익(6522억원)은 7000억원대 후반을 예상했던 증권업계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4%, 전 분기 대비 27.6% 감소했다. 매출은 최고 수준에 도달했지만 영업이익률이 낮아진 것은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잠정실적에서는 부문별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신가전, 공기청정기가 호조를 보였지만, 스마트폰과 TV 사업 수익률은 부진한 것으로 분석했다.
◇역시 '믿을맨' 생활가전
LG전자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다. 지난 분기에서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생활가전에서 창출했다. 투자업계에서는 H&A사업본부가 매출액 5조 중반대를 사수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기록적인 수익을 냈던 전 분기(7276억원)에는 미치지 않더라도 긍정적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스타일러, 에어컨과 같은 환경가전 판매량이 2분기 H&A사업본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건조기, 식기체적기, 스타일러처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신가전을 적극 구매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1분기 3465억원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번 분기에는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로 떨어진 것으로 예측된다. 스포츠 이벤트 부재로 TV 세계시장 수요가 주춤했다. 수익률을 끌어올리던 프리미엄 TV는 시장 경쟁이 격화돼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채택한 것이 HE사업본부로서는 부담이 됐다. TV 사업 수익성 저하는 LG전자 영업이익 둔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 적자폭 못 줄인 듯…존재감 약한 VS사업본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는 2분기에도 실적 반전에 실패했다. 전략 모델인 V50 씽큐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좋았지만 마케팅 비용 지출이 커 수익성 반등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제품은 현재 약 30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분기 2035억원이었던 MC사업본부 적자는 이번 분기 2000억원대 중반으로 더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제조사의 전반적인 출하량이 줄어드는 상황도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LG전자는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MC사업본부 만성적인 적자 흐름을 흑자로 돌려세울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는 평가다.
LG전자가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자동차부품솔루션(VS)사업본부는 적자 흐름을 벗어날 지 관심사다. VS사업본부에 대한 전망은 업계에서도 엇갈린다. 다만 3분기에 VS사업본부가 LG전자 실적에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존재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TV,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부진이 2분기 영업이익을 업계 예상보다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략모델인 V50이 선방한 것은 사실이지만 2분기 적자 폭도 줄이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TV는 스포츠 이벤트 부재, 경쟁사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표】LG전자 분기 실적(단위 : 억원)(자료 : LG전자)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