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 국내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해외점포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아시아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점포도 빠르게 늘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여신전문금융회사 해외점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여전사 20개사가 15개국에 해외점포 41개를 운영 중이다. 2015년 이후 23개 해외점포가 개설되는 등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을 위해 여전사가 해외 진출을 확대한 영향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18개에 그친 해외점포는 2015년 7개, 2016년 6개, 2017년 4개, 지난해 6개로 각각 증가했다.
해외점포는 주로 아시아 국가(33개)에 몰려 있다. 그중 미얀마,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국에 26개가 있다. 유럽·미주 지역에서 운영 중인 점포는 8개다. 업종별로는 리스·할부, 소액신용대출 등 금융업을 하는 해외점포가 25개, 멤버십 포인트 관리, 시스템개발·공급 등 비금융업을 하는 점포는 16개다.
해외점포 초기 시스템 구축이 끝나고, 안정화하면서 이익도 증가했다. 지난해 이들 해외점포가 올린 순이익은 1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101억원) 증가했다. 특히 금융업을 하는 해외점포 순이익은 1434억원으로 53.8%(502억원) 급증했다.
금감원은 “2015년 이후 진출한 해외점포 초기 시스템 구축이 끝나고 안정화하면서 순손실 규모가 79.7%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반면에 비금융업 해외점포는 지난해 38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새로 진출한 해외점포의 초기 투자 비용 영향 때문이다.
여전사의 해외점포가 보유한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1조8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1조2381억원) 증가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아시아 신흥국 점포가 신설된 덕분이다.
여전사 해외 진출 사례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롯데카드와 신한카드가 연이어 베트남 현지 사업을 진행하는 등 카드사 진출이 늘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직속 신(新)남방정책특별위원회가 올해 중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가칭)' 설립방안을 확정하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 금감원 여신금융감독국장은 “해외진출 활성화로 해외점포수가 증가하고 총자산·순이익 규모도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대형 해외점포를 제외하고는 영업 기반을 확충하는 단계로 본격적인 현지화 이전 상태”라면서 “앞으로 금감원은 진출 지역 영업 환경·규제 등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현지 금융당국과 협조체계를 지속 구축해 여전사의 해외 진출 및 정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