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기술을 산업화하고 산업현장과 유사한 교육 모형을 제시해 온 '학교기업' 매출이 지난 15년 동안 20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연합형 학교기업이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모델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한다.
교육부는 10일 KTX천안아산역사에서 학교기업 재도약을 위한 워크숍을 가졌다고 밝혔다.
학교기업은 교육과정과 연계해 직접 물품을 제조·판매·용역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학교 기술과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거나 산업현장과 유사한 실습교육을 제공하기도 한다. 산학협력법에 의해 2004년 학교기업 지원사업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으로 설립되기 시작했다.
2004년 최초 60개 학교기업으로 출발해 당시 현장실습생 1673명, 매출액 27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220여개의 학교기업이 설치·운영 중이며, 참여 학생 수와 매출액는 2만5367명, 730억원으로 각 15배, 20배 이상씩 성장했다.
교육의 형태도 환경변화에 맞추어 기업연계 주문식 실습교육, 학교기업을 시범대로 활용한 창업 프로젝트 교육 등으로 다변화됐다. 특히 학교기업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시제품을 제작해 판로를 개척하는 등의 창업 전 과정에 걸친 실습이 가능하다.
원광대가 보유한 특허 기반 한방화장품 원료를 상품화한 원네이처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바이오나노화학부, 생명과학부, 생명공학과, 한약학과 등과 연계해 맞춤형 현장실습 교육을 진행한다. 취업 후 이력관리를 통해 교육내용과 실제 업무내용을 비교 분석해 교육프로그램 구성에 반영하기도 했다.
기업운영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등 미흡한 점도 나타났다.
이민호 한국학교기업협회장은 “총괄책임자를 포함한 대부분 전담인력이 교직원이라 기업운영에 익숙지 않다”면서 “학교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실무자 직무교육 등 현장 실무자들의 역량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현장실습 교육 이수기준을 전공별로 차등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학교기업의 운영형태도 인터넷 플랫폼 기반 등 시대에 맞춰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교육부는 다음 단계 사업에서는 학교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 및 지역사회 공헌으로도 지원을 확장한다. 학교기업 지원 형태도 단위 학교기업 뿐 아니라, 유사·연계 업종 학교기업 간 상승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연합형' 학교기업을 지원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연내 학교기업 개편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태훈 교육부 직업교육정책관은 “지난 15년간 학교기업은 산학협력의 초기 모델로 현장 적응형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 성과의 산업 이전을 촉진 등 교육과 현장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해왔다”면서 “학교기업이 새로운 교육혁신을 이끌어 가도록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