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업 자금 조달량, 2011년 이후 최고…실적 악화 영향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1분기 국내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자금 조달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3월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조달 규모는 15조8000억원이다. 1분기 기준으로 2011년(23조7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비금융 법인이 1분기 순자금 조달 규모를 늘린 것은 투자재원 마련보다 수익성 악화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민간설비투자는 33조4000억원, 민간건설투자는 48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6조7000억원, 2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인규 한국은행 자금순환팀장은 “작년 1분기와 비교해 투자자금 수요보다는 운용자금 수요가 비금융 법인의 순자금 조달 확대에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의 여윳돈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 부문의 순자금 운용 규모는 26조7000억원으로 2016년 1분기(28조8000억원)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의 여유자금이 늘어난 것은 주택구입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팀장은 “작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가계 부문의 신규 주택투자 규모가 감소한 게 순자금 운용의 확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정부 부문 순자금 운용 규모는 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2015년 1분기 6조9000억원 순자금 조달을 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경기 부진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