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총장 정무영)는 이창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해 수 나노미터(㎚) 크기 미세 구멍을 지닌 '고효율 나노포어 멤브레인'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나노포어는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고, 멤브레인은 이 나노포어로 이뤄진 박막을 말한다.
멤브레인은 고르게 분포한 나노포어로 분자 및 나노입자를 탐지할 수 있다.
이 교수팀은 나노포어를 지닌 탄소나노튜브 여러개를 열경화성 플라스틱 '에폭시' 위에 가로로 가지런히 올려 굳혔다. 이어 에폭시 덩어리를 세로로 얇게 잘라 같은 나노포어를 지닌 탄소나노튜브 멤브레인을 수백개 만들었다.
이 멤브레인을 유리관 끝에 부착하고 분석 대상 용액에 담근 후 전압을 가하면 원하는 시료를 분석할 수 있다. 시료 분자나 나노입자가 나노포어를 통과할 때 '막힘 현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달라지는 전기신호를 분석해 크기와 종류를 파악하는 기법이다.
기존 나노포어 탐지 기술은 동일한 나노포어를 지닌 멤브레인을 양산하기 어려워 널리 쓰이지 못했다.
이 교수팀은 멤브레인에 반복해서 전기 자극을 가하면 탐지 성능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전기 충격이 구멍 입구를 덮고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해 분자 이동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이온 종류에 따라 나노포어의 막힘 현상이 달라진다는 점도 밝혀냈다. 분자가 물속에 녹아 생겨난 이온은 물 분자를 껍질처럼 둘러싸는데, 이 껍질 크기가 이온마다 달라 막힘 현상의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원리를 응용하면 멤브레인 탐지 기술을 DNA 센서에 응용할 수 있다.
이창영 교수는 “나노포어 멤브레인은 제작 원리는 단순하지만 다양한 시료를 손쉽게 분석할 수 있다”면서 “응용에 따라 단분자 질량분석에서 차세대 인간 유전체 해독기 개발까지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