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실업자가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낮아졌지만 취업자가 고용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국은행 조사통계월보 6월호에 실린 '노동이동 분석: 고용상태 전환율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취직률은 2000~2009년 28.2%에서 2010~2018년 25.6%로 2.6%포인트(P) 하락했다. 취직률은 실업자가 구직활동을 통해 한 달 후에 취업할 확률이다.
취업자가 한 달 후 직장을 잃을 확률인 실직률도 2000~2009년 1.0%에서 2010~2018년 0.8%로 0.2%P 떨어졌다. 실업자가 실업 상태를 벗어나기는 어려워진 반면에 이미 직장을 잡은 이는 취업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국가별로 취직률, 실직률을 비교한 결과 미국은 노동이동이 상대적으로 유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은 취직률과 실직률이 모두 낮은 등 상대적으로 경직적인 모습이었다.
한편 한국노동패널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고용상태 전환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고졸이하 노동자의 실직률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다니는 고졸 이하 노동자가 한 달 후에 직장을 잃을 확률은 2017년 4분기 평균 0.94%에서 지난해 4분기 1.38%로 상승했다. 경기 둔화, 최저임금 인상 등 영향으로 고졸 이하 노동자가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났을 가능성이 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