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서 동쪽으로 70㎞를 달려 볼프스부르크에 도착했다. 볼프스부르크는 폭스바겐 본사와 공장, 아우토슈타트가 있는 자동차의 고장이다. 이날 방문한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 본사와 출고장을 하나의 테마파크로 구성한 곳이다.
아우토슈타트는 입구부터 크기에 압도된다. 25만㎡에 달하는 부지에 4억3000만유로(약 5700억원)를 투자해 2000년 6월 개장한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테마파크다. 독일 관광청이 선정한 10대 관광 명소에 포함될 정도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아우토슈타트는 총 누적 방문객이 3600만명을 넘어섰다. 한 해 평균 200만명이 방문하며 이 중 15만명의 고객이 아우토슈타트에서 직접 차량을 인도했다. 독일 고객 10명 중 3명은 아우토슈타트를 찾아 차량을 받아간다. 이들이 본사를 찾는 이유는 차량을 출고하면서 아우토슈타트를 찾아 관광을 즐기기 위해서다.
먼저 아우토슈타트 중심 건물인 그룹포럼(GroupForum)과 피아자(Piazza)를 찾았다.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기업 가치와 이념을 확인할 수 있는 장소다. 피아자에 들어가면 높이 90m, 넓이 6m, 무게 2톤짜리 6개의 대형 문이 있다. 방문객을 환영한다는 의미로 기온에 따라 자동 개폐된다. 중앙 천장에 매달린 12m, 4톤의 커다란 구는 폭스바겐 글로벌화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다. 거울 바닥 아래에는 전 세계 교통 체증과 차량 대수 등을 표시한 수십 개 구가 자리했다.
이어 아우토슈타트 명물 유리 자동차 타워인 카 타워(Car Towers)를 찾았다. 고객에게 전달한 새 차가 보관되는 장소로, 쌍둥이 빌딩 형태로 구성됐다. 높이가 48m에 달하는 유리 자동차 타워에는 400대에 달하는 신차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을 인도받을 고객이 쿤덴센터에 도착하면 타워 안에서 차량이 자동으로 인도 장소로 이동해온다. 고객은 차량에 번호판을 직접 부착할 수 있다. 차량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마치 가족의 한 구성원을 맞이하듯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자이트하우스(ZeitHaus)다. 이곳은 '시간의 방'이라는 의미를 지녔다. 자동차 탄생부터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폭스바겐 차량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메르세데스-벤츠, BMW,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다양한 클래식카를 전시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이 독특했다.
이외에도 아우토슈타트 내에는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별 파빌리온이 있다. 각 파빌리온에는 현재 폭스바겐그룹이 생산 중인 차량을 전시하고 이색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일정상 모든 파빌리온을 하루 만에 둘러보기엔 무리였다.
방대한 규모 탓에 7만5000명의 연회원은 물론 아우토슈타트를 방문한 관광객 절반 이상이 첫 방문 이후 다시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폭스바겐에 대한 호감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브랜드에 대한 강한 인상을 심어 미래 잠재 고객까지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볼프스부르크(독일)=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