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과학기술원과 일부 출연연이 집행하는 대형 연구장비 운영·유지비가 내년부터 별도 예산으로 편성된다. 예산 규모도 기존 경상비 등에 포함될 때에 비해 70% 이상 늘어난다. 고가 연구장비의 관리 전문성과 연구개발(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에 따르면 내년 국가 R&D 예산에서 7개 기관 대형 연구장비 운영유지비가 별도 항목으로 통합·이관됐다.
과기혁신본부는 4대 과기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예산에 장비 운영유지비를 별도 항목으로 편성했다. 운영유지비 범위는 대형연구장비의 원활한 활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유지보수비(유지비, 교체비), 운영비(운용비)로 정했다. 100억원 이상 또는 핵심 연구시설로 분류한 연구장비가 대상이다.
내년 예산은 138억원으로 올해 79억원 대비 74%로 늘렸다. IBS 중이온가속기 운영비(22억원), 선박연구소 연구인프라 운영비(13억원)는 신규 편성됐다. 장비 관리 전문 인력 정원도 9명으로 정하고 인건비를 예산에 반영했다. 과기혁신본부는 내년 7개 기관 운영 상황을 점검한 뒤 대상 기관을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장비 운영·유지비는 그동안 연구기관 주요사업비의 개별 연구과제비나 경상비 등에 포함됐다. 상황에 따라 축소되거나 다른 항목으로 전용됐다. 대형 장비 관리 전문성이 떨어지고 유지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김경진 의원(민주평화당·광주 북구갑) 등이 과제비 기반 연구장비 관리 체계를 개선할 것을 과기정통부에 주문했다.
김경진 의원은 “연구 현장에서 고가 장비, 핵심 설비 관리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라왔다”면서 “하지만 예산이 경상비 등에 포함돼 오롯이 장비 관리에 쓰이지 못하는 등 환경은 연구자 요구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관리 예산이 별도 항목으로 편성됐고 임시직이 아닌 교육받은 전문 정규 인력이 장비를 관리하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R&D 성과 창출 측면에서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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