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를 통해 수집한 이용자 음성을 구글 직원들이 듣고 있었다. 녹음본에는 이용자 '침실 대화' '가정 폭력 상황' 등 매우 민감한 정보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더버지, 테크크런치 등 외신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벨기에 공영방송 VRT NWS의 보고서 내용을 구글이 일부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출은 VRT NWS가 AI 스피커 '구글 홈' 등으로 녹음된 1000개 이상의 네덜란드어 오디오클립을 조사하던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 녹음본은 구글이 음성인식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집한 내용 중 일부다. 전체 녹음의 0.2%가 구글에 의해 수집됐다.
통상 AI 스피커는 '오케이 구글' 등 시동어를 입력해야 녹음을 시작한다. 그러나 기기 오작동 등으로 인해 이용자가 모르는 새 녹음이 활성화되기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VRT NWS가 조사한 약 1000개 오디오클립 중 153개가 이런 방식으로 녹음됐다. 구글 측은 오디오파일로는 사용자 정보를 식별하지 못한다고 해명했지만, 녹음 내용 중에는 이용자 주소 및 개인정보가 드러날 수 있는 대화가 상당수 포함됐다.
데이비드 몬시스 구글 프로덕트 매니저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언어 리뷰어 중 한 명이 네덜란드어 오디오 데이터를 유출해 보안 정책을 위반한 것을 확인했다”며 “구글의 보안 및 개인정보대응팀이 현재 조사 중이며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런 위법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 장치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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