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는다. '소통, 연결'로 대변되는 지난 100일, 정치인에서 장관으로 순조롭게 연착륙했다는 평가다.
박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상징부처인 중기부 2기 수장을 맡아 홍종학 초대 장관에 이어 지난 4월 8일 취임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여·야·정에 걸친 넓은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중기부가 중소기업 정책 컨트롤타워로 자리잡는 데 앞장섰다.
박 장관 취임 후 14개 부처 차관이 모이는 '중소기업정책심의회'가 범부처 회의로 자리잡은 것이 대표 성공사례다. 중소기업계와 만남을 분기마다 개최키로 약속하는 등 현장과 소통하겠다는 장관의 의지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조직 내부적으로 취임과 동시에 내걸었던 실·국장 책임제로 업무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박 장관은 최저임금제 등 논란이 되는 주요 안건에 대해 큰 방향성을 밝히고, 실·국장에게는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맡겼다.
이런 변화는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도 확인됐다. 12일 제13차 최저임금위원회가 열린 정부세종청사에서 박준식 위원장은 특별위원으로 참여한 중기부 이준희 중소기업정책관(국장)에게 이례적으로 발언기회를 줬다.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준희 국장은 의결권 없는 특별위원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모든 회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면서 “고용노동부가 주무부처였지만, 중기부가 적극 참여하고 중소기업 사용자와 근로자 입장 모두를 대변해 발언한 것은 의미있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중소기업계는 그동안 노동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중소기업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요청해왔고, 박장관 취임 이후 실천에 옮겨졌다는 지적이다.
박 장관은 대기업과 새로운 관계 개선 모색을 위한 협업모델도 제시했다. '자상한 기업(자발적 상생기업)'이란 모델로 네이버-소상공인협의회, 포스코-벤처캐피탈협회 신한금융-벤처기업협회 등의 협업을 이끌어냈다.
또 유니콘 기업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며, 스타트업 중심으로 경제사절단을 꾸려 대통령 북유럽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제2벤처붐 조성' '스마트제조혁신' 추진을 위한 주요 사업을 잇따라 론칭시켰다.
박 장관은 100일을 넘어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100년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비전을 일찌감치 제시했다.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신산업 국가기반 조성이다.
이를 위해 박 장관은 “클라우드 기반의 인공지능(AI)제조혁신을 할 수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싶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중소벤처기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기부 차원에선 과거 사업 집행 위주 조직운영을 탈피하겠다는 선언이다. 중소기업 기술 연구개발(R&D) 예산 기획 등의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소기업계는 실제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혁신기술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현장에서 나온다며, 중소기업 맞춤형 R&D 예산 강화를 지속 요청해왔다.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난 100일은 중소기업 정책지원을 위한 기반조성의 시기였다”면서 “앞으로 중소기업들이 실질적 혜택을 볼 수 있는 가시적 성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 입장에서 정부, 국회 등에 보다 적극적 대변 역할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양승민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