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14일 “일본 경제보복은 오래 끌수록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히게 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만나 수출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일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소재, 부품, 장비는 한마디로 일본 기술경쟁력의 결정체”라며 “일본, 독일, 미국과 같은 나라는 산업의 뿌리를 장악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고 그 기술로 이들은 세계를 제패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일본은 우리가 단기간에 극복할 수 없는 산업의 뿌리를 움켜쥐고 있는 것”이라며 “그 뿌리에 해당하는 소재, 부품, 장비로 우리에게 보복을 가하면 우리는 생산이 중단된다. 생산을 못하면 우리는 아무 것도 팔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외의존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수출로 먹고 사는 경제, 자유무역질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봐온 경제가 우리 경제”라며 “이 체질과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우리 기술력이 일본을 능가하지 않는 한, 우리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그만큼 취약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과 중국의 경제보복은 그 본질이 다르다”며 “중국과 싸우면 시장을 잃지만, 일본과 싸우면 생산을 못한다”고 진단했다.
유 의원은 “핵심기술 개발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고, 기업과 정부가 진작 대비했어야 할 일이지만 우리 기업도, 정부도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다”며 “기술 확보를 향해 나아가되, 일정 부분은 국제 분업의 틀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 대통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우리의 국가이익을 위한 판단과 선택”이라며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은 사법부의 몫이고, 이 판결 이후 일본과의 협상은 대통령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베의 치졸한 경제보복이 아무리 밉고 화가 나더라도, 대통령은 일본과의 강대강 확전이 우리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원인이 외교이니 해법도 외교에 있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유 의원은 “IMF위기 2년 전에 우리 대통령은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했었다”며 “1997년 IMF로 가기 직전, 마지막 수단으로 일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가 싸늘하게 거절 당하고 결국 IMF 구제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와 주권은 타협할 수 없지만, 경제와 안보를 위해서는 협력해야 할 이웃이 일본”이라며 “중국과 북한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서는 그렇게 강경 일변도인 이유가 무엇인가. 말만 강하면 진정으로 강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일본의 경제보복을 외교로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은 중국과 북한을 대하는 태도의 절반이라도 보여줄 수는 없는가”라며 “민족 상잔의 6.25를 일으켰던 북한과도, 그 전쟁에서 북한의 편에 섰던 중국과도 국익을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이라면,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국익을 위해 과감하고 대담한 변화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아베와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촉구한다”며 “대통령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보복을 고집한다면 그 때 싸워도 늦지 않다”고 주문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