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여름철을 맞아 심야 연장영업에 나선다. 폐점시간을 늦춰 무더위를 피해 늦은 저녁 매장을 찾는 '올빼미 쇼핑족'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하계시즌을 앞두고 오는 19일부터 내달 18일까지 한 달간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30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전국 142개 할인점 중 35개 점포의 폐점시간이 기존 오후 11시에서 오후 11시30분으로 늦춰졌다.
롯데마트 역시 이달 15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전국 126개 점포 중 74개점의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해 자정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지난해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단축했지만, 여름 시즌을 맞아 한시적 연장영업을 결정했다.
이는 심야시간에 몰리는 쇼핑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여름에는 무더위를 피해 늦은 밤 맥주·간식거리 등을 찾는 고객이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절기 매출 피크타임도 달라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이달(1~14일) 들어 오후 6시 이후 저녁시간대 매출 구성비가 상반기에 비해 2.1%p 증가했다. 같은 기간 물놀이용품·수박 등 여름철 상품 매출이 전년대비 20.2%, 3.9% 늘며 무더위 특수를 맞았다.
롯데마트 역시 저녁 9~11시 매출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10.5%에서 7월 14.7%까지 늘어났다. 밤잠 설치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늦은 밤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대형마트로 발길이 몰린 셈이다.
롯데마트는 SNS를 통해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잠비'라는 콘셉트로 수박·쿨매트·서큘레이터 등 여름 대표 상품을 소개하는 등 각 업체마다 올빼미 쇼핑객 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백화점도 시원한 실내에서 쇼핑을 원하는 '백캉스(백화점+바캉스)족' 잡기에 분주하다. 현대백화점은 내달 8일까지 오후 6시 이후 초저녁 마케팅 프로모션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하절기에는 백화점 저녁시간 매출이 부쩍 늘어나는 만큼, 할인 행사를 저녁에 집중해 집객을 극대화한다는 계산이다.
실제 지난해 7월 현대백화점의 오후 6~8시 매출은 전년대비 14.8%나 급증했다. 덩달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p 늘어난 20.1%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여름세일 실적이 17.6% 신장하는 등 무더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과 열대야로 초저녁 시간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며 “올해도 폭염일수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돼 오후 6시 이후에 마케팅을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