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16일부터 5일간 신동빈 회장 주재로 올 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 주재를 위해 신 회장은 열흘간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일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동향을 파악하고 돌아온 신 회장이 민간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16∼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올해 하반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주재한다. 그동안 진행됐던 사장단 회의 가운데 최장기간 진행되는 회의이며 각 계열사 대표와 지주사 임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회의는 16∼19일 식품, 유통, 화학, 호텔 등 4개 사업 부문(BU)별로 진행된 뒤 마지막날인 20일에는 우수 실천사례를 모아 신 회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마무리 된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 기간 노무라증권과 미즈호은행, 스미토모은행 등 롯데와 거래하는 현지 금융권 고위 관계자와 관·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별 설명회를 진행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해마다 신 회장이 직접 참여해 진행한 연례행사인 설명회 차 다녀온 일본 출장이라는 것이다.
작년에는 신 회장 구속 수감된 상황이라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사장)을 비롯, 재무담당 임원과 핵심 경영진들이 다수 참석해 투자기관 60여곳을 대상으로 투자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해마다 한차례 신 회장이 직접 참여해 그룹 현황을 설명하고 투자 제고를 위해 진행해온 행사지만 작년에는 참석하지 못해 단체 설명회 대신 개별 만남을 가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해당 설명회는 일반적인 상장사 기업설명회(IR)라기 보다 롯데그룹 전반의 신용도를 강조하고 금융사들과 긴밀히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 진행하는 행사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롯데그룹은 매년 정례적 상·하반기 사장단 회의를 개최해 왔지만 이번 회의는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신 회장이 최근 격화하는 한일 간 갈등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에서 정재계를 막론한 다양한 분들을 만나며 롯데그룹에 대한 설명과 함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장단 회의는 연초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이 그룹 및 계열사 대표들에게 주문했던 디지털 전환 전략과 혁신 전략에 대해 어떻게 준비했는지 점검하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